제95화 최소한의 체면은 지켜야죠
하도윤의 검은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은 것 같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이영은 겨우 충격에서 벗어나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다희 언니 참 재밌는 사람이네요...”
지다희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다른 한 손으로는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장난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강이영은 속으로 비명이라도 내지르고 싶었다.
‘미치겠네! 여기서 내가 밥을 어떻게 더 먹으라는 거야!’
그녀는 애타는 눈빛으로 유정한에게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유정한은 태연한 얼굴로 반찬만 따로 집어주며 많이 먹으라는 말만 했다.
하도윤은 싸늘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곧장 지다희의 손목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
“가자.”
지다희는 그대로 하도윤의 손에 이끌리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자리를 뜨기 전, 그녀는 강이영에게 장난스러운 윙크까지 날리며 말했다.
“다음에 또 만나자, 이영아.”
강이영은 멍한 얼굴로 손을 흔들어주며 대답했다.
“... 안녕히 가세요.”
두 사람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자 강이영은 재빨리 유정한의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여보, 저 둘이 정말 그렇고 그런 사이예요?”
“솔직히 다희 언니도 돈 때문에 이러는 건 아닐걸요? 연예계가 워낙 복잡하니까 든든한 뒷배가 필요했을 수도 있고요. 안 그랬다가는 연정에서랑 마찬가지로 골치 아픈 일이 터질지도 모르잖아요.”
유정한은 강이영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집에 가자.”
“아, 여보. 살살 좀 들어요! 나 아직 디저트도 못 먹었단 말이에요!”
“집에 가서 직접 해줄게.”
“그럼 두 배로 해줘요!”
...
한편, 회색 벤틀리 안. 지다희는 옆자리에 앉은 남자의 표정을 살피며 말을 꺼냈다.
“제가 아까... 말실수라도 했나요?”
하도윤의 손가락은 운전대에만 가만히 올려져 있었고, 그의 시선은 오로지 앞만 향해 있었다. 지다희의 질문에도 하도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차 안은 정적에 잠겼다.
지다희는 안전벨트를 손끝으로 매만지며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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