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쟤 지금 나 무시하는 거 맞지?
강이영의 손끝이 닿자마자 부드러운 갈기를 가진 알파가 갑자기 “컹”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깜짝 놀란 강이영은 화들짝 손을 빼냈다.
그러자 유정한이 곧바로 알파의 머리를 꾹 누르며 말했다.
“얘한테 으르렁대지 마.”
알파는 못마땅하다는 듯 콧김을 두어 번 내뿜더니, 큰 머리를 바닥에 푹 붙이고 꼬리마저 축 늘어뜨렸다.
유정한은 커다란 손으로 알파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누르며 강이영의 쪽으로 조금씩 당겨주었다.
“이 냄새 잘 기억해.”
백사자는 시큰둥하게 코끝을 내밀더니 습한 코를 파르르 떨었다.
“에취...”
갑자기 커다란 재채기가 뜨거운 바람과 함께 강이영의 얼굴 앞에서 터졌다.
“꺄악!”
강이영은 비명을 지르며 재빨리 유정한의 품으로 파고들며 그렁그렁 눈물 맺힌 두 눈만 빼꼼 내밀었다.
알파는 벌떡 일어나 강이영을 내려다보았다. 황금빛 눈동자에 명확하게 적혀있는 것은 누가 봐도 멸시였다.
‘이런 겁쟁이가 감히 무례하게 날 만지겠다고?’
녀석은 우아하게 갈기를 털며 왕처럼 당당한 발걸음으로 몸을 돌려 숲을 향해 걸어갔다.
높이 치켜든 꼬리 끝으로는 일부러 강이영의 치맛자락을 스치며 여유 넘치는 뒷모습을 남겼다.
강이영은 유정한의 옷자락을 움켜쥔 채, 작게 중얼거렸다.
“여보, 쟤 지금 나 무시하는 거 맞죠?”
유정한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이제부터는 널 봐도 으르렁거리지 않을 거야.”
알파는 멀리 있는 그늘 아래에 자리 잡고 드러누웠다. 겉으로는 졸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귀는 줄곧 두 사람이 있는 곳을 향해 쫑긋 세워져 있었다.
...
별장으로 돌아오자 강이영은 여전히 사자를 만졌다는 흥분감에 들떠, 맨발로 소파 위에서 자리를 흔들고 있었다.
“여보, 여보! 알파 진짜 멋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사자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유정한은 외투를 벗어 한쪽 구석에 내려두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알파 엄마가 내 목숨을 구해줬었어.”
“정말요?”
강이영이 벌떡 일어나 앉으며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사자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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