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6화
손채윤은 겉으로나 속으로나 줄곧 심화영이 약을 쓸 능력도, 동기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백세민은 그녀를 한 번 힐끗 보더니 그 자리에서 냉소를 터뜨렸다.
오후에 심화영이 자신에게 이 일들을 이야기했을 때만 해도 그는 그녀가 지나치게 사람을 의심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 보니 이들이 품은 악의는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더 했다.
그는 곧장 고개를 돌려 맞은편 방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희 아가씨는 저 방에 계십니다. 분명 약속이 있어 사람을 부른 것일 뿐이지요. 용기가 있다면 직접 가서 확인해보시지요! 어차피 저는 아직 살아 있고 싶으니 말입니다.”
“저쪽이라 하였느냐?”
제왕이 병풍 너머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나 저 방은... 내 기억이 맞다면 저곳은 해마다 비워두는 빈 방 아니더냐? 예전에도 사람이 여러 죽은 흉흉한 곳이었을 터인데.”
안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옳습니다. 예전 저 방에 살던 한 가족이 어느 날 밤 무참히 몰살을 당하였다 하옵니다. 그 이후로는 사람이 도통 들지 않았지요.”
다른 이들도 차례로 맞장구쳤다.
손 상서는 곧 심철호를 노려보며 비웃듯 말했다.
“심 대감님, 이제 와서 무슨 발뺌입니까? 저 방이라면 대감님의 장남도 선뜻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하물며 화영 낭자가 감히 그리하겠습니까? 설마 귀신조차 두렵지 않아 그리 음험한 곳에서 남과 몰래 정을 나눈단 말입니까?”
“세 분 다 참 말이 험하시군요!”
심철호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수염마저 떨릴 정도였다.
“들여다보지도 않았으면서 어찌 그리 망언을 늘어놓는 것입니까?!”
이에 백세민도 나섰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토록 의심스러우시거든 직접 가서 확인해보시지요. 설마 다리가 굳기라도 하셨습니까? 아니면 도리어 양심에 찔려 귀신이라도 붙을까 두려우신 건가요? 하도 죄가 많으시니 말입니다!”
고윤희도 고운 눈매에 독을 담아 나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리 당당하게 우리 화영이가 삼황자 전하와 함께 있었다 하셨지요. 허면 결과가 어떠합니까?”
그녀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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