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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전강훈은 심화영의 뒤편에 앉아 있었다. 표정은 깊고 어두웠지만 몸짓은 느긋했다. 비록 말은 없었으나 마치 아이가 마음껏 놀게 두는 아버지처럼, 심화영이 마음껏 펼치도록 내버려 두고 자신은 그 뒤처리만 책임질 듯한 분위기였다. 그의 등 뒤에 서 있는 심화영은 말 그대로 든든한 기둥 하나를 등에 지고 있는 듯했다. 압도적인 안전감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제왕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두려움이라곤 티끌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듣자 하니 제왕 전하의 기억력이 참으로 딱하옵니다. 저희 세민이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제왕 전하의 앞니를 부러뜨린다는 조건을 얻어낸 것, 벌써 잊으셨습니까?” “후배인 데다 연약한 몸을 가진 제가 감히 제왕 전하를 어찌하겠사옵니까. 하나 제왕께서 함부로 입을 놀려 저를 모함하고 저희 언니를 능멸하셨으니... 입에 붙은 그 문짝 같은 이빨이란 실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이옵니다.” “그러니 원씨 황족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하신 말씀에는 책임을 지셔야 하지 않겠사옵니까?” “오늘 밤, 제왕 전하께서 스스로 손을 쓰지 않으시겠다면 제 아버지와 오라버니, 그리고...” 말을 잇던 그녀는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바로 전강훈이 그 자리에 있었다. “명양왕 전하와 함께 궁으로 들어가 폐하께 직접 여쭙는 수밖에 없을 것이옵니다.” 이전까지 소란스러웠던 연춘루는 이제 숨 한 번 크게 내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로운 구경거리쯤으로 여겼던 이들이었지만 이제 와서는 모두 고개 하나 잘못 돌리면 목이 날아갈지도 모를 살벌한 기류를 느끼고 있었다. 심씨 가문과 전씨 가문이 동시에 황궁을 압박하다니 이것이 얼마나 두려운 상황인가? 심씨 가문, 전씨 가문, 원씨 가문은 함께 이 대제국을 세웠다. 그 가운데 원씨 가문에서 황제가 나왔지만 만일 나머지 두 가문이 황족의 권위를 부정한다면 대제국의 천하는 그날로 흔들리게 될 터였다. 백여 명이 들어선 연춘루는 지금 침 하나 떨어져도 그 소리가 들릴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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