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5화
“소자의 불찰이니 소자가 책임지겠나이다.”
원태영이 책임감 있게 말했지만,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곡의에게 보상을 주지 않으면 그녀의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심화영은 미소를 짓더니 적당한 선에서 물러났다.
“역시 삼황자 전하께서는 부처님과 같은 마음을 지니셨군요.”
그녀의 차가운 미소에 조롱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알고 있었다.
안색이 어두워진 원태영은 어쩔 수 없이 황제를 향해 애원했다.
“부디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아바마마.”
황제는 그의 태도를 보고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이 기녀가 태영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이 확실하군.’
심철호와 전강훈이 있는 이 자리에서 곡의가 망발을 내뱉을까 봐 황제도 두려웠다.
그래서 신중히 생각한 끝에 입을 열었다.
“네가 정 그리하길 원한다면 뜻대로 하거라.”
이렇게 말하고 황제는 심화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화영은 어찌 생각하느냐?”
그러자 심화영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소녀가 어찌 감히 토를 달겠나이까. 그리하도록 폐하께서 윤허해 주시옵소서.”
‘황자비를 맞이하기도 전에 야심을 품은 첩을 두 명이나 들였으니 삼황자와 손채윤에게는 골칫거리가 되겠지.’
심화영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황제는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고 나서 고개를 돌려 심철호에게 물었다.
“예부 상서는 할 말이 있는가?”
말은 이리하면서도 황제는 심철호가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안색이 어두워져 있던 심철호가 황제의 체면을 세워주기는커녕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신의 요구는 아주 간단하옵니다. 손 상서의 동생이 우리 가문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손 상서가 나서서 우리 심씨 가문에 사과하는 것과 제왕이 달포 안에 경성을 떠나는 것뿐이옵니다. 신의 여식은 이제 겨우 열일곱 살로, 그의 손자보다도 한 살 어리건만 첩으로 삼겠다고 했으니 이는 우리 심씨 가문에 치욕을 안겨준 것이나 다름없지요.”
그 말에 황제의 몸이 부들부들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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