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화
그녀는 놀다 지친 듯 짧디짧은 팔을 벌리며 나지막이 말했다.
“오라버니, 안아 주세요.”
그러자 전강훈은 저도 모르게 품에 안았다.
그 몸은 꼭 찹쌀떡처럼 말랑하고 포근했다.
외면당하던 어린 시절, 그녀는 작고 통통한 손으로 전강훈의 머리를 쓰다듬고 앙증맞은 목소리로 그의 얼굴에 연거푸 입을 맞추며 말했다.
“강훈 오라버니, 웃어 보세요, 웃으면 나으실 것입니다. 화영이가 입 맞추면 더는 아프지 않습니다! 괜찮습니다, 비록 아버지 어머니는 오라버니를 아끼지 않으셔도 화영이는 좋아하옵니다. 화영이는 세상에서 오라버니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는 그 작은 아이를 보며 두 집안의 혼약을 떠올렸다.
그때 이미 생각했었다.
세상에 자신을 좋아해 주고 아파하는 마음을 헤아려 주는 이는 오직 이 한 사람뿐이라고.
그러니 심화영이 자라면 반드시 아내로 맞아 사랑하고 지켜 주며 백발이 되도록 함께하리라고.
또 부모 세대처럼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으리라고...
하지만 뒤이은 변고로 심화영은 몇 해 동안 삼황자를 쫓아다니며 마치 전강훈을 죽이고 싶어 하는 듯했다.
가슴도 저미고 아팠지만 한 가지 집념만은 버릴 수 없었다.
끝내 그녀를 놓지 않으리라는 집념 말이다.
그저 견디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자신이 심화영의 기억 속에 되살아날 것이라 믿었다.
그 몇 해를 하루하루가 고통 속에 보냈다.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그의 작은 아가씨가 돌아온 것이다!
“어떤 혼례복이 좋소? 어떤 장신구가 마음에 드오? 어떤 연지가 좋소? 또 어떤...”
쏟아지는 물음에 심화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그가 준 옥패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이야말로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입니다.”
그러더니 다시 머리의 비녀를 가리켰다.
“이것 또한 그렇습니다.”
전강훈이 약간 민망스러운 기색으로 말했다.
“그대가 좋아한다면 훗날 새로 하나 빚어 주리다... 당시 솜씨가 서툴러 너무 볼품없이 만들었으니.”
“그리하시기로 약조하신 겁니다?”
심화영은 거절하지 않았다.
드물게 둘만이 마주한 자리였기에 그는 그녀와 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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