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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손 상서는 잠시 얼이 빠져 손씨 노부인과 눈을 맞추었다. “이 시각에 찾아왔다는 것은 아마도 혼약서 일을 말하려는 것이겠지... 당장은 인연을 완전히 끊어 버릴 수 없소. 혹여 궁지에 몰려 날뛰면 사달이 날 수도 있으니.” “우선은 달래어야 하겠군요.” 손씨 노부인은 미간을 좁히며 이렇게 말하고는 사람을 시켜 원태영을 들이라 명했다. 곧 원태영이 들어서는데 얼굴빛이 험악하여 손씨 노부인에게는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바로 손 상서를 노려보며 꾸짖듯 말했다. “오늘 아침에 채윤 낭자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오?” 뜬금없는 문책에 손 상서의 마음에도 불쾌함이 치밀었으나 아무리 해도 그는 황족이고 자신은 신하에 불과하니 맞서기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억지로 누그러진 목소리로 설명했다. “사정이 급박하여, 설마 이토록 이른 시각에 전해질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손채윤이 벌인 소동은 그 역시 분노를 일으켰다. “하나 이른 새벽부터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은 틀림없이 누군가 중간에서 사단을 낸 것이오! 만약 내 손에 잡히면 뼈도 남기지 않으리다!” 원태영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으나 당장은 누가 일을 꾸몄는지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이 일은 내가 직접 조사하겠소. 다만 혼약서에 관한 일로... 채윤 낭자를 만나야 하겠소.” 심씨 가문을 잃은 지금, 그는 손씨 가문의 지지마저 놓칠 수 없었다. 손 상서는 여러 번 생각을 굴린 뒤, 문밖에다 말했다. “가서 채윤이를 이리 들이거라.” 더는 말을 보태지 않았고 혼약서를 찢은 일에 대해 어떻게 수습할지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그제야 원태영은 손씨 가문이 더는 자신과 얽히길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만약 계속 관계를 맺을 뜻이 있었다면 손 상서가 반드시 ‘혼약은 혼약’이라 말하며 혼약서가 없다 하여도 혼인은 여전히 유효하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은 끝내 없었다. 원태영은 속으로 짐작했지만 대놓고 체면을 밟지는 않았다. 그저 손채윤이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손채윤이 들어섰는데 얼굴이 잿빛이 되어 있었다. 그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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