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원태영은 이쯤에 이르러서야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 손 상서를 곧장 응시했다.
그 눈빛에는 마치 배수의 진을 친 사람 같은 기세가 서려 있었다.
그의 생모 손정의는 비록 손씨 가문에서 나왔으나 적통이 아니었고 부모마저 일찍 세상을 떠난 방계였다.
손씨 가문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그와 인연을 끊고 다른 이를 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는 아직 송연정이 있었다.
게다가 수년간 손 상서가 송연정, 유씨 부인과 얽혀 저지른 온갖 추악한 일들 또한 약점으로 쥐고 있었다.
손 상서는 그의 강경한 기세에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결국 물러서듯 애매하게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그리할 수밖에... 삼황자 전하께서도 염려 마세요. 머잖아 제가 친히 심씨 가문에 가서 송연정을 양녀로 삼겠습니다.”
그는 ‘양녀’라는 두 글자를 특히 힘주어 뱉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분명한 불화가 번졌다.
손씨 노부인은 그 말을 듣자 미간을 찌푸렸다.
“송연정 따위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 상서 댁의 양녀가 된단 말입니까!”
그저 양녀로 삼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거부감을 보였다.
그러니 만약 송연정이 그의 사생아임을 알게 된다면 손씨 가문의 안마당이 뒤집히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손씨 노부인은 그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신분은 손 상서에게 있어 골칫거리였다.
손 상서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달랬다.
“그저 한 수 두는 것일 뿐이오. 너무 마음에 둘 것 없소. 다 쓰고 나면 버리면 되오.”
이렇게 말하며 삼황자의 팔을 끌어 문밖으로 나섰다.
밖에 나서자마자 그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삼황자 전하, 제가 전하를 보좌한 세월이 얼마인데 이리 대하십니까? 부인께서 질투가 심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 앞에서 그리 말하시다뇨! 만약 부인이 소동을 벌여 폐하께까지 전해지면 과연 전하 역시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원태영은 일부러 실수한 듯 사과했다.
“노여움 거두시오. 나도 궁지에 몰려 그만 생각이 짧았소...”
그러나 곧 말을 돌려 강조했다.
“하나 송연정의 일은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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