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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유씨 부인은 본래 기력이 좋지 않았다. 거기에 느닷없이 손익이 나서자 순간 정신이 아득해져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조차 가늠치 못했다. “이모님!” 송연정은 그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상서의 딸과 손익의 딸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하나는 당당한 상서 댁의 금지옥엽이고 다른 하나는 상서 댁 하인의 딸, 곧 신분 낮은 노비의 피였다. 이 차이를 어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이모님, 어서 증거를 내보이시라니까요!” 그녀는 울음이 터질 듯 다급히 유씨 부인을 밀어붙였다. 유씨 부인은 뜨거운 볕 아래 서 있자니 몸이 휘청거렸고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그런데도 가슴속은 싸늘히 식어 마치 얼음물에 잠긴 듯했다. 그녀는 거의 기계처럼 입을 열었다. “손익, 상서 나리를 대신해 뒤집어쓰려거든 적어도 말은 맞춰야 하지 않겠소? 상서 나리의 넓적다리에는 푸른 점이 하나 있소. 우리 연정이도 그 점을 물려받았지. 연정이가 그대 딸이라면 지금 당장 바지를 걷어 그 점이 있는지 없는지 모두에게 보여 주시오!” 비록 몸은 쇠약했으나 이 한 방의 반격은 마치 회광반조처럼 날카로웠다. 손익은 숨이 막혀 말문이 막혔다. 그 누구도 유씨 부인이 이런 수를 쓸 줄은 몰랐다. “짝!” 손씨 노부인의 손바닥이 번개같이 날아가 손 상서의 뺨을 후려쳤다. “이 죽일...” 순간 사방이 술렁였다. “저거 보시오, 송연정이 정말 손 상서의 딸이 맞는 모양이오. 아니면 손씨 노부인이 또다시 뺨을 날릴 리가 있나.” “그렇지. 그런데 이 판이 어디로 굴러가려나.” 손 상서의 얼굴빛은 흙빛으로 질렸다. 그는 유씨 부인이 대중 앞에서 이런 사적인 일을 입에 올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어찌 수습할까 고심하던 찰나, 군중 속에서 누군가 고래고래 외쳤다. “상서 나리! 결백을 증명하는 건 간단합니다! 바지를 벗어 다리의 점을 보여 주면 될 것이 아닙니까!” 심화영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세민이 저 녀석, 좀 재밌는걸.” ‘불을 지피라 했더니 이렇게 세찬 불길을 만들 줄이야.’ 당대 이조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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