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화
그때, 화려한 옷을 입은 여인이 들어섰다. 얼굴에는 홍조가 가득하였고, 들어오는 기세만으로도 병상에 누운 소나연을 압도했다.
“폐하께서 염려하시어 저더러 도원정을 데려오라 명령을 내렸사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분부하셨나이다.”
말을 잇는 동시에 병상에 누운 소나연 흘긋 바라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돌려 심화영을 쏘아보았다. 그 눈빛 속에는 일말의 분노가 숨겨져 있었다.
심화영은 그녀의 눈빛을 마주하며, 속에서부터 치솟는 살기를 억누르고는 고개를 살짝 숙여 공손히 인사 올렸다.
“신녀, 정비 마마를 뵙겠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정비 마마의 얼굴에서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았다.
전생에 심화영은 이 여인을 몇 번이고 보았었다.
번마다 정비는 은혜와 위엄을 동시에 보여주며 심화영을 달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했다. 정비의 이런 수법에 심화영은 두려우면서도 비위를 맞추려고 했고, 목숨까지 바쳤으나 결국 그녀와 삼 황자의 바둑알일 뿐이었다.
이제 원수와 다시 마주하니, 어찌 눈이 붉어지지 않으랴.
하지만 심화영은 이미 희로애락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는 법을 익혔다. 고개를 들고 정비를 바라볼 때, 그 희미한 살기는 이미 자취를 감추어, 온데간데없어졌다.
손정의는 처음 심화영을 보았을 때 자신에게 적대감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그녀는 그저 눈썹과 눈매가 날카로웠을 뿐, 마치 누구에게나 그러는 듯하였다. 정작 그 깊은 눈동자에서는 아무런 빛을 읽을 수 없었고 심연처럼 끝없이 깊어 헤아릴 길이 없었다.
오히려 삼 황자와 손 상서가 몇 번이나 그녀에게 당한 일을 떠올리니 정비의 마음속에서는 불같은 분노가 치솟았다.
그리하여 기선제압하듯, 화제를 돌려 나직이 말하였다.
“다만, 황후마마께서 병환에 시달린 지 오래되었는데, 네까짓 어린것이 감히 치료하겠다고 나서다니. 만약 병을 악화시킨다면 그 책임을 네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
심화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곧장 받아쳤다.
“신녀가 입궐한 것은 폐하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치료될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