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332화

그 사내는 갑자기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찢어진 눈매를 가진 그의 눈동자가 빛나며 심화영에게 꽂혔다. 사내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 입술을 살짝 핥으며 탐욕스러운 기운을 내비치고는 비웃듯 말했다. “어느 댁 규수가 덜컥 수를 당해 이렇게 본 도령의 혈식이 되러 왔단 말이오?” 사람을 홀리는 듯한 목소리와 날카롭고 지나치게 밝은 눈빛 속에 서린 사악한 기운이 뇌리를 찌르자 심화영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제야 그녀는 그의 발치 사방에 널브러진 백골을 발견했다. 이자는 사람을 먹고 살아온 괴물이란 말인가? 심화영은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충격을 받았으나 억지로 마음을 다잡았다. “누구십니까?” 그녀는 고개를 들어 사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새로운 계산을 굴리며 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그 사내는 심화영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담담히 이름을 묻자 뜻밖이라 잠시 멍해졌다. 이윽고 그는 그녀를 찬찬히 훑어보더니 서늘한 웃음을 흘렸다. “그대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줄이나 아시오? 그대 목숨이 꺼지면 누가 그대를 통째로 삼켰는지도 알 필요가 없을 것이오!” 핏빛으로 물든 그의 눈동자는 마치 짐승이 피 냄새를 맡은 듯 날카롭게 번뜩였다. 사내의 웃음소리는 어둠의 심연에서 흘러나온 마귀의 음성 같아 요사스럽게 혼을 흔드는 동시에 극도의 위험을 풍기며 듣는 이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심화영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지만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눈을 가늘게 뜨며 또박또박 말했다. “하늘이 덕을 베풀었으니 세상 사람들은 대개 자비로운 마음을 지녔거늘, 당신 또한 어려서부터 인육을 먹고 자란 것은 아닐 터인데 이제 와서 어찌 이런 짓을 습성이라 여기는 겁니까? 만약 스스로 누구인지 먼저 밝히신다면 어쩌면 제가 풀어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반드시 정비를 곤욕 치르게 할 것이야! 다만 이 사내가 협조만 해준다면...’ 심화영의 눈동자에 한 줄기 서늘한 빛이 스치더니 그녀는 고개를 들어 사내를 부드럽게 달래듯 말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