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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소자가 그날은 눈이 흐려 착각인 줄 알았사옵니다. 궁궐 안에 아바마마와 금군 말고는 어찌 남정네가 있겠사옵니까.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그림자가 낯이 익어 꼭 사 내관 같았사옵니다. 허나 사 내관은 본디 내시이자 정비마마 곁을 지키던 인물이 아니옵니까. 감히 말씀드릴 수 없었사옵니다.” 말을 마친 원민준은 고개를 더 깊이 숙였다. 부끄러운 듯한 태도였으나 그 기색은 지나치게 자연스러워 꾸민 연기라 하여도 흠잡을 데 없었다. 이를 지켜본 심화영는 속으로 전생의 일을 떠올렸다. 훗날 옥좌에 오른 이는 분명 소원준이었으나, 이렇게 속을 감춘 원민준이 있었으니 그 자리를 끝내 지킬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겉으론 허약해 보이되 속은 호랑이를 감춘 자였다. 이제 와서 그 말이 흘러나왔으니, 이는 곧장 정비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칼날이 되었다. 심화영은 속으로 미소를 감추며 일부러 거들었다. “허면 괴이하지 않사옵니까. 사 내관이 본디 내시라면 어찌 뒷간에서 서서 볼일을 보았겠사옵니까.” 그 한마디는 벼락처럼 내리꽂혔다. 정비의 안색은 삽시에 종이장처럼 하얗게 질려 버렸다. 앞자리에 있던 고 어르신은 등골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더니 비명을 삼켰다. “사, 사 내관이 가짜 내시라니!” 이는 참형에 처해야 할 대역죄였다. 내시가 아닌 자가 황궁에 숨어들어 정비마마를 모셨으니, 이는 황실의 뿌리를 뒤흔드는 일. 이로써 원태영의 혈통은 물론, 심지어 오공주의 출생마저 의심받게 되었다. 고 어르신은 다리에 힘이 풀려 당장이라도 황제 앞에 엎드릴 듯 떨고 있었다. 황제의 얼굴은 피를 머금은 듯 붉게 물들었다. “정비! 네가 아주 잘도 하였구나!” 분노에 치를 떤 황제는 이를 갈며 호통쳤다. “어서 명양왕을 불러 들이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 내관을 산 채로 잡아 오라! 짐이 친히 그 정체를 밝혀내겠다!” 그 순간, 황제는 이미 전강훈을 경계하던 마음조차 잊어버렸다. 오직 분노만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제야 정비의 운명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심화영은 눈길을 떨구고 곁에 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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