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6화
‘화영의 말은 무엇일까. 손 상서를 끌어들이려는 것인가.’
황제의 가슴은 번민으로 무거웠다. 손 상서를 불러 따지고 싶었으나, 만일 그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심씨 가문과 전씨 가문을 억누를 힘이 사라진다. 그것은 곧 황권을 흔드는 일이었다.
한순간, 황제는 스스로가 제왕이 맞는가 하는 의문에 사로잡혔다. 천하를 호령하는 몸이라 하나, 이 궁 안에서는 믿을 자 한 사람 없으니 사방이 모두 적처럼 느껴졌다.
그 시선이 곧바로 심화영에게로 향했다. 눈빛에는 이미 살기가 스쳤으나 그녀는 흔들림 없이 맞서 섰다.
“폐하, 소녀가 손 상서를 의심한 것이 아니옵니다. 다만 혹여 손 상서께서 남의 계책에 휘말리실까 두려운 것이옵니다. 전에도 방준서가 폐하를 거의 해치지 않았사옵니까. 한 달 전에도 폐하께서 궁 안에서 자객을 당하셨으나 끝내 흉수는 잡히지 않았사옵니다. 만일 지금도 궁궐에 숨어 있는 자가 있다면 이는 폐하의 옥체에 심대한 화가 될 것이옵니다.”
황제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렇다. 혹시 아직도 궁궐에 숨어 있는 자가 있다면...’
게다가 사 내관.
무공이 그토록 높은 자가 정비 곁에서 이십여 년을 지내며 내관 행세를 했다니, 그 속셈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황제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정비가 자신에게 향비고를 먹였다는 사실이 떠오른 것이다. 만약 그 독에 서서히 잠식되어 죽어가고 있었다면, 환약의 기운에 홀려 임종 무렵 황위를 삼황자에게 넘겨주려 했을 터였다.
허나 삼황자라니...
황제의 뇌리에 벼락 같은 생각이 번쩍 스쳤다. 사 내관이 정비마마의 처소에서 이십 년 넘게 기거해 왔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던 것이다.
그 순간 역겨움과 섬뜩한 두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만약 삼황자가 사 내관과 정비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라면, 삼황자가 옥좌에 오르는 날 곧바로 원씨 가문의 강산은 무너지고 사 내관이 태상황으로 군림하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황제의 몸이 휘청였다. 눈앞이 캄캄해지고 별빛이 어른거렸다.
그는 어탁을 부여잡고서야 겨우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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