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3화
심진성이 잠시 얼어붙었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황제를 향해 아뢰었다.
“폐하, 저자는 이미 화공산을 삼켜 더는 폐하를 해치지 못하옵니다.”
그제야 황제가 숨을 고르며 내시를 내려다보더니 노기를 터뜨렸다.
“이 개 같은 종놈!”
이어 고함을 치며 명했다.
“여봐라, 저자의 바지를 벗겨라!”
순식간에 내시들이 달려들어 그자를 땅에 꺾어 눌렀다.
심화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도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순간, 전강훈이 그녀를 품에 안더니 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을 보려 하시오.”
정신을 차린 심화영의 뺨은 붉게 달아올라 멋쩍게 중얼거렸다.
“콜록,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내시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아니다, 분명히 무언가 잘못되었다.
문득 그녀가 놀라운 듯 외쳤다.
“이 사람은 사 내관이 아닙니다!”
전강훈이 순간 굳어 그녀를 내려다보려는 찰나, 조덕배가 경악하여 목소리를 높였다.
“폐하, 저자는 내관이 아니옵니다! 사내놈이옵니다!”
황제의 분노가 폭발했다.
“저자를 갈기갈기 찢어 개밥으로 던져 버려라!”
황제는 치를 떨며 칼을 뽑아들고 곧장 그자의 하체를 찔러 넣었다.
“아아악—!”
비명이 하늘을 찔렀다. 사람들이 달려왔을 때, 그 내시는 이미 검은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었다.
조덕배가 황제를 올려다보며 아뢰었다.
“폐하, 독을 삼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듯하옵니다.”
황제는 분이 풀리지 않아 다시 고함쳤다.
“그 시신을 끌어내라. 저 독한 계집과 함께 매달아 사흘 동안 매질하라!”
그의 분노는 더욱 치밀어 올랐다. 총애하던 정비와 그자가 봉의궁의 침상에서 날마다 은밀한 짓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울분은 갈 곳을 잃은 것이다.
황제는 눈을 번득이며 정비를 향해 독하게 내뱉었다.
“참으로 금슬이 지극하구나. 이러다간 내 앞에서 동반자결이라도 하려 드는 것이냐!”
정비의 가슴은 피를 토하는 듯 저며들었고 끌려나가는 내시의 주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극한의 고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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