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화
심진성은 발걸음을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그녀를 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정말 나와 함께 마시겠단 말이냐?”
문 앞에 서 있던 그는 잠시 미안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
“아니, 그만두는 게 낫지 않겠느냐? 네 안색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심화영은 돌아서서 가볍게 웃었다.
“오라버니께서 궁궐 속에 갇혀 답답하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마침 저도 조금 마시고 싶습니다. 마시고 나면 푹 잘 수 있겠지요. 들어오시지요.”
그러곤 송로에게 일렀다.
“어서 술 한 병 내오너라.”
송로는 심진성이 뒤따라 들어오는 걸 보곤 눈이 휘둥그레졌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어서 가라.”
잠시 후, 심진성은 방에 들어서 자리에 앉더니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방이 제법 괜찮구나.”
난생처음 여인의 방에 들어선 탓에 그의 마음은 복잡했다.
사실 심화영이 남자의 영혼을 지녔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없었다면 이런 자리에는 절대 함께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그 의심 때문만은 아니었고 어쩐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뒤섞여 더는 깊이 헤아리지 않기로 했다.
심화영은 방 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이곳은 얼마 전 막 옮겨 들어온 곳이라 제겐 오라버니가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그 말에 심진성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오라버니라... 제법 얌전하게 부르는군.’
잠시 후, 송로가 따뜻한 술과 간단한 안주를 내왔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아 무릎을 꿇고 잔을 주고받으며 술을 기울였다.
얼마 후, 취기가 오르자 심화영의 동공은 조금씩 흐려졌다.
심진성은 그녀를 살피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심화영의 뺨을 톡 건드렸다.
“화영아, 내가 누군지 알겠느냐?”
심화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사실 그는 자신을 떠보려는 걸 진작 눈치채고 있었다.
하지만 혹시 취하게 될까 미리 약을 먹어두었기에 정신은 여전히 또렷했다.
그러나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일부러 취한 듯 중얼거렸다.
“오라버니?”
심진성은 흡족히 웃으며 술을 더 따라주었다.
“옳지, 한 잔 더 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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