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8화
절벽 끝 통풍구를 제하고는 모든 출구가 막혀 강월호는 끝내 무리들을 이끌고 만장절벽 아래로 몸을 던져 굽이치는 대강으로 추락하였다.
전강훈의 사람들이 이미 하류에서 막아 서 있었다.
호위무사가 돌아와 아뢰자 그는 곧장 운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심화영은 그를 망월정까지 바래다주었다. 맞잡은 두 손은 도무지 놓아지지 않았으나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고 운주의 일 또한 지체할 수 없었다. 결국 아쉬움을 안고 서둘러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안에 흰 약들은 상처를 다스리는 약입니다. 푸른 것은 병을 치료하는 약이고 음양병 속 반은 해독제, 반은 독약이에요. 보자기에 싸인 약마다 설명을 붙였으니 길에서 반드시 꼼꼼히 보시옵고, 봉강검 또한 지니세요. 이는 제가 애써 얻어낸 것이니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됩니다.”
심화영은 눈가가 붉어져 천 번 만 번 당부하였다.
“꼭 편지 쓰세요. 제가 보내거든 전하도 답장을 써야 합니다. 하루도 거르지 말고요.”
“알겠소.”
전강훈은 목이 메어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심화영은 그의 품을 벗어나며 이르렀다.
“우리의 혼인날을 잊지 마세요. 예복 모두 마련해 두었으니 돌아오실 날만 기다리겠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 곧장 마차에서 내려 강구를 향해 눈길을 주었다.
“전하를 맡기니라. 어떻게든 그곳으로 모셔가야 한다.”
강구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마차는 멀리 떠나갔다.
심화영은 망월정에 홀로 서 있었다. 한 줄기 쓸쓸함이 가슴을 덮쳤다. 아득히, 수년 전 그를 떠나보내던 때가 떠올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고개를 돌리니 백세민이 뒤에 꿇어앉아 꼼짝 않고 있었다.
“일어나거라. 내 잘못이지, 네 탓이 아니다.”
심화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그를 일으켜 세웠다.
“가자. 구룡성에 한 번 더 내려가야 한다.”
백세민이 놀라며 물었다.
“또 내려가시겠다는 것입니까?”
심화영이 답하였다.
“혹여 살아 있는 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강월호라 한들, 잡졸 무리들 때문에 제 목숨을 걸지는 않았을 것이니 사방에 불길이 오르면 분명 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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