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화
곁에 있던 한 사람이 달려들어 강인의 바지를 확 찢어내더니 눈이 휘둥그레져 더듬거렸다.
“주, 주상! 이, 이, 이자는 사내입니다!”
“심화영이 아닙니다!”
청륜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아 급히 꾸며댔다.
“저자는... 심화영의 대역입니다!”
하나 살펴보던 내시가 사색이 된 채 온몸을 떨며 바닥에 엎드려 웅크렸다.
“아, 아닙니다! 저자는 심화영도 아니고 심화영의 대역 또한 아닙니다. 바로... 바로 주상의 친혈육, 그간 찾아 헤매던 도련님입니다!”
“뭐라!”
강월호는 온몸이 덜컥 떨리며 곧장 달려가 살펴보았다. 순간 다리가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강인의 넓적다리에 여인네의 연지를 닮은 복사꽃 모양의 붉은 점이 뚜렷이 새겨져 있었다. 곱긴 했으나 사내의 몸에 있으니 눈을 찌르는 듯하였다.
그것은 말하자면 그가 태생부터 갖고 있던 흠이나 다름없었다.
강월호 또한 어릴 적, 같은 복사꽃 태를 지녔다 하여 천자묘에 구금되었었다. 황자라 하나 천한 운명으로 전락하였고 인간답게 살아볼 권리조차 빼앗겼었다.
무엇 하나 잘못한 것 없건만 세상 모든 악의를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그는 그 껍데기를 차마 받아들이지 못한 채 끝내 불문에 들어가 신불의 가르침을 구하려 했었다. 그러다 스스로를 받아들이려 애써 처음으로 여인을 가까이하였고 그 여인에게서 아이가 태어났다. 하나 과거를 알게 된 여인이 놀라 그 아이를 데리고 밤길을 사라졌다.
그의 뇌리에 남은 건 아이의 다리에 새겨진 자신과 꼭 닮은 복사꽃 점뿐이었다.
그는 그 아이를 수십 년을 찾아 헤맸다.
그런데 지금, 바로 눈앞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지 않은가!
강월호는 피투성이가 된 강인을 안고 절규하였다.
“어서라! 의원을 불러오거라! 어서!”
곧 절망하듯 무릎을 꿇었다.
“인과응보... 이는 모두 인과응보이니라! 하늘이 내리신!”
그는 미친 듯 강인을 끌어안았다. 하나 품에 안긴 자는 끝내 눈을 뜨지 않았다.
구룡성 의원이 와서 맥을 짚더니 떨며 아뢰었다.
“주상... 구, 구할 수 없습니다.”
치명상은 청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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