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화
심화영은 방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더니 그를 아예 무시한 채 곧장 입을 열었다.
“이야기를 나눠 보지요. 저를 위해 두 가지 일을 해주면 저 또한 저하에게 두 가지 이익을 주겠습니다.”
남자는 뼈 없는 듯 몸을 비틀며 흔들의자에서 굴러내려 두 팔을 가슴에 끼고 문가에 기대선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말해 보시오.”
심화영이 이르렀다.
“첫째, 옥으로 가서 두 사람을 빼내세요. 이 둘은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라 며칠 안에 옥을 기습할 무리가 있을 것이니 그 틈을 타면 됩니다. 일이 성사되면 저하의 몸에 남은 묵은 상처를 제가 낫게 해주겠습니다.”
방준서는 그녀를 똑바로 살폈다.
그녀는 결코 연약한 규수의 자태가 아니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거센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위엄이 서려 당장 황좌에 앉혀 두어도 제왕의 위압을 풍길 인물이었다.
한참을 응시하다가 그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그럼 어느 놈들을 구하란 말이오?”
그의 몸에는 묵은 상처가 많았다. 몇 해 묵은 고질병까지 더해져 더 미루다가는 장차 무공이 폐할 지경이었다.
궁에서 나오기 전, 심화영이 내린 약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였다. 짧은 시간에 새 상처를 회복시키고 무공은 평소의 세 곱절로 치솟았다. 그 기세가 어제 아침에서야 사그라들었을 만큼이었다.
‘이 낭자가 고쳐 준다면...’
마음이 흔들렸다.
심화영은 그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자 속으로 거래가 성사되었음을 알아차렸다.
“두 사람 중 하나는 제 출생의 내력을 아는 자입니다. 또 하나는 저하가 말하던 솔이라는 자고요.”
“좋소.”
방준서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불현듯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
“그런데 낭자는 분명히 후작 댁의 셋째 아가씨라 하지 않았소? 어찌 출생에 의문이 있단 말이오?”
심화영은 속눈썹을 치켜 올려 그를 스쳐보며 반은 진실 반은 거짓인 말을 내뱉었다.
“아버지는 친부입니다. 하나 어머니는 아니세요. 다만 마님께서 저를 친딸처럼 길러 주셨을 뿐이지요.”
온성해의 일은 중대한 비밀이라 아무에게나 밝힐 수 없었다.
방준서는 굳이 의심하지 않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