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3화
심화영은 심지어 일이 정말 안 풀리면 차라리 삼황자를 붙잡아다 독으로 협박해 자백을 받아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정오 무렵 심화영은 왕부의 밀실에서 강인을 마주했다.
강인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으며 숨결은 고요하고 얼굴은 숲속에서 갓 나온 어린 사슴처럼 순진하고 맑았다.
어제 심화영이 싸맨 상처는 조금씩 아물어 가고 있었으나 맥을 짚어본 심화영은 이마를 찌푸렸다.
“당장은 깨어나지 못하겠구나. 모레는 되어야 눈을 뜰 것이다.”
“억지로라도 깨울 수는 없는 겁니까?”
백세민의 질문에 심화영은 고개를 저었다.
“억지로 깨우면 기억을 잃을 것이다. 기억이 없으면 우리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지. 구연재를 보러 가자꾸나.”
심화영의 마음은 전강훈에 대한 걱정으로 점점 무거워졌다.
말을 남기고 서성으로 향하는 길에 연춘루 앞을 지나는데 한 전기수가 이야기를 풀고 있었다.
정비가 황후를 모함하여 후궁을 어지럽히니 황제가 일벌백계의 목적으로 궁성 벽에 목을 매달게 했다는 이야기였다.
허나 사 내관이나 상서부에 대한 건 한마디도 없었다.
심화영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지난번 삼황자가 서둘러 연춘루를 찾았던 까닭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때 백세민이 낮게 속삭였다.
“사 내관의 일은 궁중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듣자 하니 폐하께서 직접 금지하여 그 누구도 입에 올리지 못하게 하셨다 하더이다. 폐하께서 체면이 깎였다는 사실에 화를 억누르지 못하시지나 당장은 삼황자 전하에게 화가 미치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와 폐하를 빼고는 그 누구도 삼황자가 황족의 피가 아니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심화영은 코웃음을 쳤다.
“참으로 잘도 숨기는구나.”
심화영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허나 삼황자의 성격으로 보아 동궁 입궐의 꿈이 무너졌음을 깨달은 지금 틀림없이 무모한 일을 벌일 것이다.”
“아가씨의 말씀은... 혹여 폐하를 시해하고 강제로 황권을 잡으려 한다는 뜻입니까?”
백세민이 경악하자 심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전하께서 운주에 계시니 만일 난국이 진정되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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