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5화
“허나 이 일은 심씨 집안만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설현수가 시선을 민현욱에게 돌렸다.
“미향, 자네가 거들어야겠네...”
“사소한 일이니 저한테 맡기십시오.”
민현욱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미향이라니?’
심화영은 잠시 멍해졌다가 이윽고 설현수가 민현욱을 부르는 것임을 깨달았다.
민현욱에게 또 다른 이름이 있었다.
다시 두 사람의 미묘한 눈빛을 바라본 순간 심화영은 직감했다. 두 사람은 단순히 벗이 아니라 어쩌면 연인의 인연으로 맺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것이 설현수의 변을 당하기 전부터 시작된 인연이라면 설현수가 지금 이 모양으로 변한 뒤 민현욱의 고통은 얼마나 깊었을까? 지금 설현수가 영주에 온 것도 결국은 복수를 위함일 터. 그러니 심화영을 위해 기꺼이 길을 터 주는 것도 이해가 갔다.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쳐 심화영은 그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수많은 생명이 엮여 있었고 언제 폭발할지 모를 위기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심화영은 창밖을 한 번 바라본 후 낮게 말했다.
“오늘 밤에 돌아가 아버지와 오라버니들과 더불어 조정에 어찌 아뢸지 의논해 보겠습니다. 남은 일은 어의님께 부탁드립니다.”
민현욱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 보거라.”
심화영은 답례하고 청유 거리를 나섰으며 문밖에서 기다리던 백세민이 곧장 다가왔다.
“서찰을 보냈더니 강훈 전하께서 아가씨께 답장을 주셨습니다.”
심화영은 서찰을 받아 곧장 뜯어 읽더니 손을 꼭 움켜쥐었다.
“가자.”
심화영의 낯빛이 심상치 않음을 확인한 백세민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가씨, 편지에 무엇이라 적혀 있는 겁니까?”
“모든 것이 무사하고 운주 또한 무탈하다는구나. 내일 밤에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고 쓰여 있구나.”
심화영은 이를 악물었다.
“네 주인어른도 제법이구나. 이제는 내게 거짓말까지 하다니!”
백세민은 어깨를 움츠렸다.
“그건... 아가씨께서 걱정하실까 봐 그러시는 것이지요.”
“집으로 돌아가자!”
심화영도 전강훈이 그녀를 지켜주려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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