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3화
심화영은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고개를 들어 노려보았다.
“누가 들어오라고 한 겁니까?”
여인네 뒤뜰에 방준서라는 사내가 담을 넘어 들어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화영은 곧장 긴장하여 손에 쥔 은침을 날렸다. 그러나 방준서는 몸을 틀어 피하더니 벽 틈에 꽂힌 은침을 뽑아 들고는 느긋하게 다가왔다.
방준서는 심화영을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비아냥거렸다.
“내 말이 맞았구려. 이렇게 남몰래 추악한 짓을 하고 있을 줄이야. 전강훈이 이 사실을 알면 어쩌려고 그러오?”
“그 입을 열면 지금 당장 죽일 겁니다!”
심화영은 어두운 표정으로 손에 든 독약을 더 힘껏 움켜쥐었다.
만약 전강훈이 심화영이 독을 몸에 시험한다는 걸 알게 된다면 분명 본인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심화영은 전강훈을 반드시 살려야 했다.
심화영의 두 눈은 빨갛게 물들었고 그 집착은 전생과 이번 생을 꿰뚫는 듯했다. 전강훈을 다시 눈앞에서 잃는다면 심화영은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방준서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혹시 알고 있소? 구연국에서도 독경을 온전히 익혀 낸 자는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드무오. 낭자 같은 방법으로는 해법을 찾기도 전에 먼저 목숨을 잃을 것이오.”
“저는 그딴 건 개의치 않습니다.”
심화영은 몸을 떨면서 광기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세자 저하, 살아서 북제를 벗어나고 싶으시면 입을 다물어야 할 것입니다.”
심화영은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으나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
분노와 중독으로 인해 심화영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웠다.
방준서는 미간을 찌푸리며 눈빛이 더 어둡고 깊어졌다.
“전강훈이 그토록 중요한 게요?”
“중요합니다.”
심화영은 벽을 짚으며 검은 그림자를 응시했다.
“전하는 저의 목숨과 같습니다. 저와 전하 사이의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십시오.”
심화영은 방준서와는 각자의 필요로 엮여 있을 뿐이라고 말하려 했다. 방준서가 구연국에 가서 그자를 찾아내 준다면 심화영 또한 온 힘을 다해 방준서의 여동생을 찾을 터였다.
허나 방준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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