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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심화영은 말을 잇고는 날카로운 눈길로 손홍철을 노려보았다. “오히려 제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유씨 부인은 어찌 손 상서만 보면 원수라도 만난 듯 저리 달려드는 겁니까? 그 까닭을 손 상서 자신은 잘 알고 계시지요?” 그 말에서 심화영이 유씨 부인을 죽일 뜻은 없다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단 한마디로 유씨 부인이 왜 손 상서 댁에 들어오게 되었는지까지 꿰뚫을 수 있었다. 그녀의 친언니를 잡아들인 것도 다름 아닌 손홍철이었다. 유씨 부인은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집안 장녀의 손에서 자랐다. 심진성 역시 유씨 부인을 좋아하지는 않았으나 굳이 평하자면 차마 선악으로만 재단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그녀는 그저 가장 밑바닥에서 발버둥 치는 한 마리의 개미일 뿐, 운명 앞에서 반항할 힘조차 없었던 것이다. 악행을 저질렀다 해도 결국 사랑 때문에 한 일이었고 지켜야 할 사람이 있었을 뿐이었다. “심 장군님이 저 여편네의 편을 들다니요!” 손홍철이 놀라며 소리쳤다. “저 여인이 연정 낭자를 위해 화영 낭자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잊었습니까? 심 장군님은...” “손 상서.” 심화영이 단호히 그의 말을 끊었다. “괜스레 이간질은 하지 마십시오. 일은 일이고 사는 사지요. 저와 유씨 부인의 일은 제가 스스로 계산할 것입니다. 다만...” 그녀는 시선을 돌려 유씨 부인을 바라보았다. “유씨 부인은 저에게 원한도 있지만 은혜도 있습니다. 오늘 손 상서가 스스로 이 자리에 발을 들였으니 유씨 부인이 저를 거둬 살린 세월을 생각해서라도 제가 대신 그 빚을 갚아 주겠습니다.” 말을 마친 심화영은 손을 뻗어 유씨 부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청미야, 너 저자를 죽이고 싶으냐?” “그렇습니다! 언니의 원수를 갚고 싶어요!” 유씨 부인은 비 오듯 눈물을 쏟으며 외쳤다. 심화영은 차갑게 웃고는 단도를 건넸다. “그렇다면 가거라.” “심화영! 네가 감히!” 손홍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유씨 부인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언니와 양녀조차 구분 못 하는 미친 계집에 불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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