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0화
심화영이 손홍철을 바라보니 그의 눈빛이 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속에 깊은 후회가 비치고 있긴 하나 대체 무엇을 후회하는 것이란 말인가?
더욱이 붉게 충혈된 눈동자에 오래된 기억의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는데 그것은 단순히 며칠, 몇 달 전의 일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가슴에 맺힌 후회 같았다.
‘혹시 유씨 부인 때문인가?’
심화영은 문득 설현수를 떠올렸다. 그의 눈에서도 이런 기묘한 빛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던 찰나, 대부인 고윤희가 난옥을 데리고 들어왔다. 그녀는 그 계집종을 끌어내다시피 사람들 앞에 내던지며 말했다.
“서방님, 방금 붙잡은 아이입니다. 서방님의 서재에서 몰래 뭘 훔치려 하길래 추궁해 보니 손 상서가 보낸 자라 합니다.”
심철호는 그 말을 듣자 얼굴빛이 순식간에 새파래졌고 이를 갈며 손홍철을 노려보았다.
“아주 잘하는 짓이군요!”
심화영은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고 있는 여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넌 언제 심 대감 댁에 들어온 것이냐?”
여인이 몸을 떨며 고개를 조아렸다.
“여... 열흘 전입니다.”
그 대답에 고윤희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며칠 전에 청소를 맡았던 송 어멈이 병이 나서 손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새 시녀 두 명을 사들였는데 그중 하나가 이런 짓을 벌일 줄이야...”
심화영이 고윤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저자가 무얼 가져갔습니까?”
고윤희가 손에 쥔 물건을 건넸다.
심화영은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발길질로 여인의 가슴을 걷어찼다.
“변방 배치도라니, 감히 이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를 줄이야!”
심철호는 그 말을 듣자 더더욱 분노가 치밀어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이를 갈며 손홍철을 노려보았다.
“내가 뭐랬습니까! 손 상서는 우리 셋째가 군사 기밀을 빼돌려 세자 저하에게 붙었다고 그리도 큰소리치더니, 결국 이런 계책을 꾸며놓고 우리를 모함하려 했던 게 아닙니까?”
노덕환 또한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는 고개를 홱 돌려 손홍철을 쏘아보았다.
“손 상서, 이 일은 내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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