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5화
심화영이 말했다.
“분신이 없는데 어찌 무공을 익힐 수 있겠습니까? 외사관은 하루 종일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 자들이 수두룩합니다. 그 눈 밑에서 어찌 수련하겠습니까. 분명 영주 안에 다른 신분이 있을 터이고 어쩌면 이미 여러 차례 동영에 다녀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 시선을 심진성에게로 옮겼다.
“우리가 굳이 그분을 배웅해 드리지 않아도 그분은 당당히 길을 열고 나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껏해야 몇몇 죽음을 각오한 자들을 잃는 정도일 뿐이지요. 게다가 그 죽음을 각오한 자들이 지켜내는 이가 꼭 본인이라 장담할 수도 없고요.”
“저희가 줄 수 있는 것은 그저 성의뿐입니다. 언니는 그분에게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 되었고 그분은 첫눈에 언니에게 반했습니다. 설령 지금 우리가 반대한다 하더라도 그분의 성정으로 보건대 훗날 반드시 언니를 이곳에서 데려가려 할 겁니다.”
“...”
심진성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중얼거렸다.
“허... 그 병약한 척하던 놈, 꽤 깊이 숨겨왔구나.”
심철호도 어이가 없다는 듯 딸을 힐끔 보더니 마침내 이런 소리를 내뱉었다.
“이래서 아가씨가 너무 출중해도 곤란한 게지...”
“푸흣.”
심화영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가렸다. 천하에 이런 생각을 하는 이는 오직 심철호뿐이었다.
심여진은 얼굴이 홍시처럼 붉어졌는데 정작 심철호는 흐뭇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엔 이렇게 덧붙였다.
“칠황자 전하가 정말 네 말대로 그렇게 대단하다면 우리 여진이와 혼인해도 손색없겠구나.”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조만간 칠황자 전하에게 언제 떠날지 물어보거라.”
심화영은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떠나기 전에 직접 묻겠습니다.”
이렇게 말이 오간 뒤에 고윤희는 두 딸을 번갈아 훑어보더니 콧소리를 내며 혀를 찼다.
“잘도 숨겼구나. 예전에 여진이 혼사를 이야기할 때 둘이 새가 지저귀듯 입을 맞추더니, 정작 속으론 다들 따로 꿍꿍이가 있었던 게냐? 어미를 속이고서!”
심화영이 얼른 그녀를 달랬다.
“어머니께서 노여워하실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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