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팀원들을 따라 최전선으로 달려간 조현희는 초조한 눈빛으로 폐허 사이를 이리저리 살폈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침내 폐기 트럭 옆에서 남자의 모습을 발견했다.
들것에 실려 있던 남자는 들것을 들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얼굴의 가면이 미끄러 떨어져 내렸다.
임정미가 탄성을 질렀다.
“세상에 이렇게 잘생겼어!”
고개를 숙인 조현희는 남자의 얼굴을 똑바로 보는 순간 숨이 멈출 듯했다.
성준빈...
정말 성준빈이었다.
바로 그때 들것 위에 누워 있던 성준빈이 눈을 떴다.
곁에 있는 조현희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러고는 전쟁에서 겨우 살아남은 것에 대해 안도하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현희야, 가지 마...”
임정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둘이 아는 사이야!”
순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조현희는 힘껏 손을 뿌리쳤지만 성준빈의 손은 마치 족쇄처럼 그녀의 손목을 꽉 잡은 채 놓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기묘한 자세로 임시 주둔지로 돌아왔다.
조현희는 자리를 피하고 싶었지만 성준빈은 끝까지 그녀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현희에게서만 치료를 받겠다고 고집했다.
결국 임정미마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현희야, 그냥 좀 도와줘. 잘생긴 얼굴을 봐서라도!”
강제로 남게 된 조현희는 묵묵히 의료 상자를 가져와 상처를 처리했다. 치료 과정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성준빈이 조현희의 이름을 부르며 말을 꺼내려 하자 조현희는 갑자기 있는 힘껏 그의 상처를 짓눌렀다.
성준빈은 고통에 숨을 헐떡였지만 조현희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이미 마음의 정리를 끝냈다고 생각했지만 성준빈의 얼굴을 보자 또다시 수치스러웠던 과거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성준빈을 정말로 믿었었지만 성준빈은 성관계 영상을 인터넷에 퍼뜨려 조현희를 모욕했고 친구들을 시켜 고춧물로 고문했으며 심지어 납치범들 앞에서 죽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찾아온단 말인가?
여기까지 생각한 조현희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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