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그 시각 신도현은 응급실에서 막 수술을 마치고 병실로 이동했다.
의사는 주변에 가족이 보이지 않자 일부러 조심스레 신도현의 비서를 불러 당부했다.
“방금 수술을 끝냈습니다. 최근에는 환자를 자극하거나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해주세요.”
비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그가 직접 챙겨놓은 이혼 협의서, 유산 수술 안내서 그리고 이혼 증명서였다.
눈물이 날 만큼 막막했다.
이 부부는 대체 무슨 일을 한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신도현은 자신의 첫사랑을 위해 신장 하나를 내줬고 사모님은 그보다 더 과감했다. 아이를 지우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비서는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이제 와서 뭐라 말해도 이미 늦었다.
그저 서둘러 조하린의 행방을 알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병실에서는 신도현이 눈을 떴다.
정신이 들자마자 상자 안에서 보았던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그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고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조하린은 사라졌고 그와 이혼했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가졌던 아이마저 그녀는 잔인할 만큼 버렸다.
하나하나 떠올릴수록 그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누구 없어? 나 집에 갈 거야!”
문밖에서 기다리던 비서는 화들짝 놀라 달려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가 조하린을 찾겠다는 그의 의지가 너무 확고해서 말릴 수 없었다.
비서는 서둘러 짐을 챙기며 그를 진정시키는 데 온 신경을 썼다.
조금이라도 감정이 흔들릴까 두려웠다.
결국 신도현은 비서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의 마음을 한순간에 텅 비게 만들었다.
집 안 여기저기 원래 채워져 있던 물건들 사이사이가 허전해졌다.
조하린의 흔적이 온데간데없었다.
그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해 함께 사두었던 물건들마저도 사라졌다.
병원에 있을 때만 해도 신도현은 믿을 수 없었고 조하린은 분명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저 일시적으로 화나 있는 것일 뿐 결국 그를 떠날 리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마주한 이 빈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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