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이곳에 도착하고 나서 조하린은 자기 자신도 이렇게 순조로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여기서 중요한 바텐더 일을 맡게 되었을 뿐 아니라 현지의 여러 유명한 양조 장인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심지어 이곳에서 조하린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요리까지 배우게 됐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조하린은 마린과 함께 쇼핑도 나갔다.
마린 덕분에 조하린의 급여는 크게 올랐고 영어 실력 또한 눈에 띄게 유창해졌다.
처음부터 그녀에게 아주 정열적으로 대해줬던 집주인 아주머니는 틈날 때마다 그녀를 파티에 초대했고 가끔 직접 만든 음식들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조하린은 특별히 맛있는 요리와 현지 음식을 만들어 집주인 아주머니 가족을 초대했다.
그녀는 점점 밝고 자신감 넘쳐 보였다.
자신의 경험을 천천히 이야기할 때면 조하린은 스스로가 훨씬 더 여유롭고 담담해진 걸 분명히 느꼈다.
재미있었던 순간들을 말하다 보면 어느새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즐거운 감정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고 집주인 아주머니도 조하린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며 끝없이 칭찬했다.
그제야 조하린은 자신이 낯선 나라에 온 지 어느덧 한 달쯤 되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하루하루가 이렇게나 즐거울 수 있다니 믿기지도 않았다.
예전엔 사소한 실수를 해도 늘 신도현에게 잔소리를 몇 마디 듣는 게 당연했지만 이곳에선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괜찮다는 말이었다.
요 며칠 마린의 언니가 오빠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무려 3일 전부터 준비가 시작됐다.
그 모습은 조하린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마린의 오빠를 만나게 된 순간은 꽤 흥미로웠다.
그날 조하린은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시음하고 있었고 앞에 놓인 와인 한 병 한 병마다 각각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그녀는 진지하게 맛을 보고 각 와인의 특징적인 풍미를 적어 내려가던 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볼펜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조하린은 조금 난감해졌다. 평소처럼 펜촉을 몇 번 털어봤지만 잉크가 튀어나올 기미가 없었다.
실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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