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조하린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제시안을 아주 한적한 곳으로 데려가 이야기를 해보기로 했다.
“제시안 씨, 난 지금은 분명 싱글이긴 해요. 하지만 우리 사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제시안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왜 안 되는 거죠? 나랑 한번 만나보는 게 그렇게 어렵나요?”
그가 이렇게나 진심인 태도로 답하자 조하린은 천천히 설명했다.
“나 이혼했어요. 전 남편이 있어요.”
제시안의 눈에는 여전히 의문만 가득했다.
그는 잠깐 침묵했다. 곧이어 조하린이 말을 덧붙일 의욕이 전혀 없다는 걸 느끼고는 오히려 더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그게 전부예요? 그게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걸 거절하는 유일한 이유예요?”
조하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그걸로도 충분하지 않아요?”
그러자 제시안이 말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요. 이렇게 예쁜 사람이 연애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하면 그게 더 놀랍죠.”
“제가 좋아하는 건 당신이에요. 당신의 과거가 어떤지 그건 상관없어요.”
그 말에 조하린의 심장이 세게 움찔했고 따듯한 기운이 그녀를 감싸는 것 같았다.
눈앞에서 미소 지으며 서 있는 이 남자를 바라보는 동안 심장은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뛰기 시작했다.
제시안은 심지어 조하린을 데리고 바로 조퇴하고 밖으로 놀러 가자고 했다.
조하린은 마린이 허락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마린은 주머니에서 돈까지 꺼내 건네며 제시안에게 조하린과 잘 놀다 오라며 응원과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덕분에 조하린의 얼굴은 더 붉어졌다.
늦가을이었지만 햇볕은 포근했다.
제시안은 신도현처럼 그냥 쇼핑몰에 데려가 옷 몇 벌 사주는 걸 데이트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는 조하린을 바다로 데려갔다.
푸른 바다와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조하린의 옷자락을 부드럽게 날렸다.
제시안은 바로 자신의 재킷을 그녀에게 둘러주었고 그는 얇은 셔츠만 입고 있었다.
갈색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눈동자는 맑은 빛을 담은 채 햇빛 속에서 마치 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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