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조하린은 집주인 아주머니 방으로 들어가 지금까지의 일을 차근차근 모두 설명했다. 마침 저녁노을이 창문으로 스며들 때였고, 이야기를 들은 아주머니의 눈에는 금세 안쓰러움과 연민이 가득했다.
아주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조하린을 꼭 안아 주며 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하린아, 너무 슬퍼하지 마. 다 지나갔어.”
울지 않으려고 버티던 조하린은 그 따뜻한 품에 안긴 순간, 눈가가 이유 없이 뜨거워졌다. 참아왔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했고, 가슴속에 눌러 담아둔 공포와 슬픔이 그대로 터져 나왔다.
눈물은 볼을 타고 쉴 새 없이 흘러내렸고, 흐르는 속도도 점점 더 거세졌다. 아주머니는 따뜻하게 그녀의 등을 계속 토닥여 주었다.
억울한 마음이 안 들 수가 없었다. 3년 동안 그녀는 매일 사랑받는다는 느낌 속에서 살았고, 둘은 함께 수많은 일을 겪었다. 모든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고, 조금만 떠올려도 모래바람처럼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꿈꾸던 일까지 내려놓고, 졸업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그와 결혼했다.
마음을 다 쏟았지만, 알고 보니 이 모든 시간이 전부 거짓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그저 대체품이었다. 바라던 아이마저 그 남자에게는 사랑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또 하나의 대체물일 뿐이었다.
그녀가 쏟아온 모든 노력은 신도현의 눈에는 전부 강지유의 것으로 보였고, 그의 마음속 자리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강지유만 가득했다.
왜 그녀에게 이런 아픔을 줬을까. 왜 모든 게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야 했을까.
한참을 울다가 눈을 떴을 때, 방 안은 저녁노을의 따뜻한 빛으로 가득했다. 부드러운 빛이 번지자 그녀의 시야도 서서히 맑아졌고, 눈물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가슴속 축축하던 감정도 햇살에 녹는 듯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다음 날, 조하린은 평소처럼 출근했고 신도현은 이미 포도 농장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직원에게 아예 조하린을 담당자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조하린은 손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어 농장을 안내하며 설명해 주었다.
가까이에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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