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그녀는 이미 계산을 끝냈다.
오늘 송해인에게 보여주는 본보기는 단지 시작일 뿐 진짜 재미있는 일은 이제부터였다.
송해인이 연구개발부에서 버티는 날들이 하루하루 지옥 같아지게 만들려고 작정했다.
임지영이 한은찬의 아내가 되는 날 송해인의 신세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나연은 송해인이 무릎을 꿇고 빌며 울부짖는 장면을 상상하기만 해도 속이 다 시원했다.
연구개발부는 그룹의 핵심 부서로 독립적인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출입 시에는 지문과 홍채 인식을 거쳐야 했다.
이나연이 손가락을 기계 위에 올리고 얼굴을 인식기에 가까이 댔지만 문은 평소처럼 열리지 않고 오히려 붉은 경보등이 켜졌다.
“지문 인식, 홍채 인식 오류입니다. 다시 인증해 주세요.”
기계의 차가운 음성이 울렸다.
이나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연구개발부의 인증 시스템은 매우 정밀해서 지금까지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지문 위치가 잘못된 줄 알고 다시 시도했지만 또다시 붉은 경보가 울렸다.
“지문 인식, 얼굴 인식 오류. 마지막 인증 기회입니다. 세 번 실패 시 자동으로 경보가 울립니다.”
“이게 뭐야!”
이나연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녀는 손을 거둬들여 더 이상 시도하지 못했다.
뒤에 서 있던 동료들도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내밀었다.
“왜 인식이 안 되죠?”
“그러게요. 예전엔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10분쯤 기다리자 시스템 경보가 해제되었고 다른 사람이 시도했지만 역시 인식 오류로 떴다.
또 다른 사람이 해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모두 태연했지만 지금은 아무리 해도 열리지 않는 연구개발부의 문을 바라보며 서서히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설마... 송, 송 부장님이 우리를 밖에 가둔 거 아니에요?”
상황은 그들이 송해인을 집단으로 고립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송해인 혼자서 그들 전부를 제재하는 모양새였다.
한편, 실험실 안에서 송해인은 오직 자기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고 잠시 여유가 생긴 하시윤은 모니터를 통해 문 앞 상황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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