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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하시윤의 목소리는 분노와 초조함이 뒤섞여 있었다. “해인 언니, 빨리 와요! 오늘 아침 출근했더니 맞은편에 연구개발 2팀이 생겼어요! 임지영이 그 팀의 팀장으로 임명됐어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 팀 사람들을 빼앗아 가고 지금은 실험실 장비까지 가져가려 하고 해요.” 송해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5분 안에 도착할게요.” 급히 연구개발부에 도착하자 그녀는 상황을 확인했다. 원래 비어 있던 맞은편 사무실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고 문 앞에는 연구개발 2팀 간판이 새로 달렸다. 직원들이 분주히 짐을 옮기고 있었고 그중 몇몇은 송해인을 보자 눈을 피하며 모른 척했다. 그녀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한은찬은 임지영에게 정말 지극정성이었다. 하룻밤 새, 그녀를 위해 별도의 연구팀을 만들어주었다. 송해인은 실험실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다다르기 전 안에서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하시윤 씨, 송해인 옆의 충견이네요! 혼자 이걸 막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른 비켜요! 지금부터 우리 두 팀이 실험실을 함께 써요! 시윤 씨 팀은 고작 두 명이면서 이렇게 많은 장비를 차지하면 우리 2팀이 어떻게 연구하란 말이에요?” 하시윤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너무 하는 거 아니에요? 우리 해인 언니가 지금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거 알면서 장비를 가져가면 연구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문틀을 붙잡았다. 왜소한 몸으로 버티는 하시윤 앞에는 이나연이 여러 명 경비를 데리고 있었다. “왜 멍하니 서 있어요? 끌어내요!” 이나연이 소리쳤다. 경비 둘이 앞으로 나서려고 하자 차가우면서도 단호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만둬요.” 이나연이 뒤를 돌아보았다. 걸어오는 송해인을 본 순간 전에 뺨을 맞았던 얼굴이 아직도 얼얼하게 저린 듯했다. 그녀의 차가운 눈빛과 마주치자 이나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또다시 맞을지 두려워 이나연은 본능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경비들의 뒤에 몸을 숨겼다. “송 부장님, 이건 한 대표님의 지시예요. 저희 같은 직원들한테 화풀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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