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송해인은 한은찬이 보낸 주소로 차를 몰았다.
미드나잇 라운지.
겉보기엔 평범한 목조 문이 달린 가게였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곳은 안명시의 중심가이고 땅값이 금값인 구역이다. 그런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건 이미 그 자체로 권력과 돈의 상징이었다. 양옆은 반 블록씩 공간을 비워두었고 붉은 담과 검은 기와로 막았다. 일반인은 평생 발도 들이기 어려운 곳이다.
가게 앞 길가에는 값비싼 차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고 특히 스포츠카가 눈에 띄게 많았다.
송해인은 차를 거리 입구 근처에 세우고 한진희가 감기에 걸릴지 걱정돼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땀이 살짝 배었고 머리카락은 흐트러졌으며 큰 가방을 메고 있어 다소 초라해 보였지만 지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문을 열려는 순간 뒤에서 조용히 한 대의 리무진이 다가왔다.
송해인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눈빛이 싸늘해졌다. 임지영이 천천히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마치 레드카펫이라도 밟으러 가는 듯한 차림이었다.
와인색 슬립 드레스, 손에는 은색 미니 클러치, 머리는 정교한 장미 모양으로 틀어 올려 세련되고도 우아했다.
흘러내린 몇 가닥의 잔머리조차 계산된 듯 자연스러워 보였고 더욱 부드럽고 매혹적인 인상을 주었다.
임지영도 송해인을 발견하고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해인 언니?”
송해인은 대꾸할 생각도 없이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임지영은 질기게 따라붙었다.
“해인 언니 맞죠? 근데 왜 이렇게 입고 오신 거예요?”
언제나 그렇듯 임지영의 목소리는 친절하고 순한 척하지만 듣는 이를 불쾌하게 만드는 달착지근한 어조였다.
송해인은 얼굴을 찌푸렸다.
“내가 뭘 입든 무슨 상관이에요? 비켜요.”
“지영아, 누구랑 얘기하고 있어?”
윤시진의 목소리가 임지영의 뒤에서 들려왔다.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여유롭게 다가오더니 송해인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 눈빛은 너무나 익숙했다.
대학 시절, 자신이 한은찬의 여자 친구로 처음 윤시진을 만났을 때도 그는 이런 시선으로 그녀를 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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