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배도현은 피식 웃더니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송해인, 너나 잘하지 그래? 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 한은찬 그 쓰레기를 좋아하는...”
짝!
송해인은 그의 뺨을 후려갈겼다. 그녀는 한은찬을 모욕하는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손이 나갔다.
배도현의 얼굴에 선명한 손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배도현이 때릴 줄 알고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뒤돌아 갔다.
송해인은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복잡했다. 18살 되던 해에 한은찬을 지독하게 사랑했다.
그를 모욕하는 사람이 있으면 두 배로 갚아주었지만 이제는 배도현이 왜 쓰레기 같은 놈이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송해인은 귤껍질을 바르면서 지난번에 레스토랑에서 배도현과 마주쳤던 장면을 떠올렸다.
그를 뒤따라오던 사람은 대표님이라고 불렀다. 아마 한 회사의 대표 자리에 오른 후 잘 살고 있을 거라고 여겼다.
한태산은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은찬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
송해인은 앞에 놓인 귤을 집어 들고 껍질을 발랐다. 한준서와 한진희의 입맛이 비슷할 수 있으니 몇 개 더 까주고 싶었다.
몇 분 뒤, 한태산과 한은찬은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안색이 어두웠고 몹시 불쾌한 것 같았다.
한태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배씨 가문 둘째 도련님은 급한 일이 생겨서 못 온다고 했어.”
한대준은 간신히 웃음을 참으면서 앉아 있었다. 오늘 본가에 온 건 배씨 가문 둘째 도련님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만나지 못해도 아쉬울 것이 없었다. 체면이 구겨지는 건 그가 아니라 한태산이기에 오히려 기분이 좋았다.
한대준의 아내 진세란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아주버님, 제대로 조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사람은 배씨 가문 도련님을 만나게 해주겠다면서 많은 걸 요구했잖아요.”
한태산은 화가 솟구쳐 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한대준 가족은 밥을 먹으러 온 게 아니라 배씨 가문 둘째 도련님을 만나려고 온 것이다.
만날 수 없게 되었으니 본가에 남아 있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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