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화
“응, 맞아! 형도 아는 사람이야?”
강태윤은 워낙 눈치가 없어서 분위기의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구석에 서 있던 함영민이 상사의 몸에서 내뿜는 싸늘한 기운을 느끼고 눈을 질끈 감았다.
배도현이 한씨 가문 얘기에 관심을 보이자 나름 ‘배려’랍시고 설명까지 덧붙였다.
“게다가 송해인이라는 여자 집안도 찢어지게 가난하대. 부모를 여의고 궁핍한 한의사였던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더라고. 그런데 수법 하나는 기가 막히나 봐. 한은찬이랑 결혼해서 결국 재벌가에 입성했으니 말 다했지. 다만 워낙 박복해서 결혼한 지 몇 년도 안 돼서 난산으로...”
“크흠!”
듣다 못 한 함영민이 헛기침하더니 강태윤의 발뒤꿈치를 슬쩍 걷어찼다. 그리고 연신 눈을 부라리며 제발 입 좀 닫으라고 눈짓했다.
물론 알아차릴 리 없는 강태윤이었다. 이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함 비서님, 감기 걸렸어요? 저는 왜 걷어차요?”
함영민은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 눈치 없어서야, 원.
어느덧 엘리베이터는 1층 로비에 멈췄다. 배도현은 휴대폰을 강태윤에게 던지고 긴 다리를 움직여 밖으로 나갔다.
화면을 들여다보자 아까 송해인의 영상은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
정문 앞에 기사가 차를 몰고 와서 대기 중이었다.
함영민이 서둘러 걸어가 배도현을 위해 뒷좌석 문을 열어주고 자신은 조수석에 탔다.
뒤따라온 강태윤이 차에 타려고 문을 열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지?’
이내 창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형, 나 아직 안 탔는데?”
차 안에서 배도현은 강태윤을 공기 취급한 채 무표정으로 기사에게 지시했다.
“출발하세요.”
검은 마이바흐는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강태윤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멀어져가는 차를 바라보았다.
차 안은 유난히 조용했다. 정확히 말하면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그리고 마침내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은미라는 사람 조사해봐.”
“네.”
함영민은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하고 룸미러로 뒷좌석의 배도현을 재빨리 훑었다.
‘그 여자, 곧 큰코다치겠군.’
깊은 밤, 송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