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낯선 사람...
송해인은 웃고 싶었으나 입꼬리가 천근만근 무거워 도무지 올라가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있을 때 송해인은 곁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송해인은 진희가 말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한은찬에게 여러 번 물어보곤 했던 것을 기억했다.
“왜 엄마는 늘 저기에 누워만 있어요? 우리를 버린 거예요?”
한은찬은 대답 대신 침묵하거나 건성으로 “네가 크면 알게 될 거야”라며 얼버무렸다.
더 가혹한 건 임지영이었다.
송해인은 죽는 날까지도 잊지 못할 것 같았다.
가장 부드럽고 다정한 목소리로 임지영이 송해인의 딸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진희야, 네 친엄마는 여기 누워서 너를 원하지 않는다는데 그러면 우리도 엄마를 버릴까?”
그때마다 송해인의 심장은 칼로 난도질당하듯 아팠다.
한은찬과 임지영.
그 비열한 남자와 잔혹한 여자가 손을 잡고 그녀의 두 아이가 받아야 할 사랑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이라도 한은찬이 준서와 진희에게 그들의 엄마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목숨까지 내어줄 만큼 사랑했노라고 말해주었다면 진희는 지금처럼 임지영에게 매달려 ‘지영 엄마’라고 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송해인은 손에 쥔 우유컵을 꽉 움켜쥐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억울함을 눌러 삼켰고 억지로 미소를 지어냈다.
“알겠어, 은찬아. 앞으로 더 조심할게.”
한은찬은 그녀의 태도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해인아. 오늘 아버지와 상의했는데 연구개발부 부장 자리는 그대로 너에게 맡기기로 했어. 인사팀에 지시해 놨으니 다음 주부터 회사로 복귀할 수 있을 거야.”
뜻밖의 말에 송해인은 잠시 놀라 굳어버렸다.
그때였다.
탁자 위에 놓인 한은찬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송해인이 보지 못한다는 걸 아는 그는 전혀 경계하지 않았고 눈앞에서 곧장 화면을 열어 보였다.
메시지의 발신자는 한태산이었다.
그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고 한은찬은 곧바로 그것을 문자로 변환했다.
[은찬아, 내가 이미 화서 제약 임원진한테 확인해 봤다. 배씨 가문 둘째가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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