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한은찬과 결혼하기 전 송해인은 추경진에게 여러 번 청첩장을 보냈고 심지어 선배에게 부탁해 전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추경진은 답장을 주지 않았고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명절이나 특별한 날 보낸 안부 문자도 추경진은 한 통도 답장하지 않았고 생일 선물로 보낸 소포마저도 뜯어보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내 왔다.
“왔어! 왔어! 추경진 교수님 차다!”
학생들은 더욱 흥분하며 거의 아이돌을 쫓는 팬처럼 달려들었다.
의학계의 거장이자 노벨상 후보였던 추경진은 그럴 만한 존경을 받을 만했다.
송해인은 사람들 틈에서 떨어져 지켜보았다.
한 대의 차량이 다가오자 학생들은 일제히 몰려들었지만 정문 가까이에 있었고 무례하게 차량으로 다가가지는 않았다. 모두 교수님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차 문이 열리자 검소한 옷차림에 흰머리가 섞였지만 기운 넘치는 모습의 추경진이 내렸다.
그의 몸에서는 엄격하고 세심한 학자의 기운이 넘쳤고 조금 전까지 시끄럽게 떠들던 학생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하나같이 교수님을 존경하는 태도로 서서 손에 든 저서를 내밀며 사인을 부탁했다.
송해인은 멀리서 바라보며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추경진은 겉으로는 엄격하고 무서워 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정말 따뜻했다.
졸업생의 논문을 밤늦게까지 고쳐주기도 하고 재능 있는 학생에게는 기회를 주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재능 있는 학생에게 몰래 학비를 대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좋은 교수님에게 자신이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에 송해인은 얼굴을 들 수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추경진 옆에 서 있던 제자 이학연이 한쪽 구석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실루엣을 민감하게 감지했다.
한 곳에 눈길이 멈추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뒤에 있는 저 그림자, 설마 해인 후배인가.’
“멍하니 뭐해? 교수님 다 가셨어.”
문종석이 멍한 이학연을 살짝 밀며 말했다.
뒤돌아보며 이학연이 조심스레 말했다.
“선배, 저 해인 후배를 본 것 같아요.”
그러자 문종석은 즉시 그의 입을 막았고 앞서 두 걸음 걸어간 추경진을 확인하며 교수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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