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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화서 제약 본부. 휴게실. 한예준은 협력 기획안을 두 손에 꼭 쥔 채 벌써 세 시간째 앉아 있었다. 검은 대리석 탁자 위로 비친 얼굴은 잔뜩 굳어 있었고 눈빛에는 초조함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 안명시에서 한예준은 비록 한은찬만큼 성공하지 못했어도 엄연히 재벌가 자제였다. 웬만한 고위 인사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세 시간이나 홀대당한 건 난생처음이었다.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정장을 차려입은 함영민이 성큼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오늘 대표님 회의가 워낙 중요해서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한예준은 금세 굳은 얼굴을 풀더니 지나칠 정도로 이해심 많은 태도로 바꿨다. “별말씀을요. 대표님께서 이렇게 바쁘신데도 저를 만나주신다면 저야 영광이죠.” 그는 서류를 들고 함영민을 따라나설 기세였지만 함영민은 미안한 웃음을 지었다. “서류는 제가 직접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대표님께서는 막 회의를 끝내셔서 오늘은 시간을 내시기 어려우실 겁니다.” 한예준의 웃음이 굳었다. 하지만 눈앞의 함영민은 단순한 비서가 아니라 배도현의 오른팔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괜히 귀찮게 해드렸네요.”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악수하는 순간, 한예준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함 비서님.” 한예준이 떠나자 함영민은 손바닥에 남겨진 카드를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고는 카드와 서류를 아무렇지 않게 휴지통에 던져 넣었다. 그는 바로 전화를 걸어 보고했다. “대표님, 방금 나갔습니다.” ... 그 시각, 송해인은 혼자 저녁을 마쳤다. 스카이 그룹과의 공동 연구를 제안한 뒤로부터 한은찬은 식사에 집중하지 못했다. 중간에 한태산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자 급히 자리를 뜨기까지 했다. 송해인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혼자 조용히 식사를 끝낸 뒤 식탁을 정리했다. 그리고 두 아이를 위해 준비한 영양식을 직접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방 앞에 다다라 문을 두드리려던 순간, 안에서 문이 벌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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