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그게 왜 네 잘못이야?”
송해인의 눈가가 금세 붉어졌다. 그녀는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
“준서야, 넌 이제 겨우 다섯 살이야. 진희보다 고작 몇 분 먼저 태어났을 뿐이잖아. 네가 네 몸 하나 잘 챙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게다가 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오빠야.”
송해인이 안아주자 한준서는 어쩔 줄 몰라 몸을 비틀었다. 손으로 살짝 밀어내려다 그는 망설이듯 멈칫했다.
그녀의 품이 너무 따뜻했다.
송해인에게서 풍겨오는 은은한 냄새는 향수도 아닌데 기분이 이상하리만큼 편안했다. 어째서 송해인은 몸에 밴 공기마저 이렇게 포근할까.
“준서야, 먼저 밥 먹고 와. 진희는 엄마가 돌보고 있을게.”
송해인은 아들의 볼을 매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한준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워하며 물었다.
“정말 손 선생님 안 불러도 돼요?”
“괜찮아. 엄마도 대단한 의사거든. 엄마를 믿어.”
송해인이 미소 지었다.
“...”
한준서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배가 고파 혼자 밥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송해인은 곧 시선을 돌려 한진희 침대 머리맡에 걸린 파란 망토를 바라봤다.
아이가 보물처럼 아끼는 그 망토였다.
순간, 억눌러왔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송해인은 그동안 임지영을 역겨운 불륜녀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임지영의 뺨을 마구 후려갈기고 싶을 지경이었다.
한진희는 임지영을 그토록 의지하고 따랐다. 그녀의 말이라면 철칙처럼 여겼는데 말이다.
임지영이 외투를 입으라고 딱 한 마디만 했어도 한진희는 틀림없이 그녀의 말을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임지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애초에 한진희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게 아니었다.
한은찬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눈에 들어올 틈도 없이 불륜녀 임지영만 챙겼겠지.
송해인은 주먹을 불끈 쥐며 치솟는 화를 겨우 억눌렀다.
그리고 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아 수건을 적셔 한진희의 몸을 닦아주었다.
희미하게 눈을 뜬 한진희는 앞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곁에 있는 사람의 온기를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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