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최다인은 결국 주은찬에게 분명한 선을 그었다.
“주은찬 씨, 업무 관련 연락은 제 업무용 이메일로 부탁드립니다. 사적인 연락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공현우에 대해서는 이미 대가를 치르고 있죠. 그럼, 안녕히 계세요.”
주은찬이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핸드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최다인은 아주 작게 숨을 내쉬었다.
주은찬의 등장과 시험은 아직 잊지 못한 과거 속에서 감정이 소용돌이치게 했고 새로운
복잡한 판이 이미 펼쳐지고 있음을 은근히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그녀는 주도권을 잡았고 냉정하며 독립적이었다. 이제 누구도, 어떤 방식으로도 그녀의 삶을 쥐고 흔들지는 못할 것이다.
창밖의 런던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전화를 끊은 뒤 최다인은 창가에 서서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유리창 너머의 습하고 차가운 런던의 공기가 스며드는 듯해 그녀는 몸을 한 번 떨었고 오히려 정신이 더 또렷해졌다.
주은찬의 의도는 너무나 분명했다. 그는 단순히 소식을 ‘전해준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를 평가하고 감정과 한계를 시험하며 순수한 비즈니스 이상의 관계... 그녀와 잠재적인 그 어떤 것이라도 가능성을 만들어 두려고 했다.
그와 같은 야망이 가득한 사람에게는 감정은 도구이고 관계는 협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패였다.
최다인은 알고 있었다. 자신이 ‘공현우의 전 연인’이자 ‘지분을 넘긴 결정적 인물’이라는 위치가 주은찬이 공우 그룹을 흔드는 판에서 특별한 이용 가치가 있다는 걸. 그런 게 아니라면 최소한 잠재적 변수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존재라는 걸 말이다.
그녀는 주은찬이 자신에게 개인적인 호감을 가졌다고 순진하게 믿을 리 없었다. 오히려 그 관심은... 보기 드문 사냥감을 평가하는 시선에 가까웠다.
그녀는 공현우라는 진창에서 빠져나온 지금, 주은찬의 더 복잡한 판에 다시 발을 들일 생각이 없었다.
“동류...”
최다인은 낮게 되뇌며 입가에 옅은 비웃음을 그렸다.
‘맞아. 어떤 면에서는 나와 그 사람은 동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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