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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런던의 늦가을은 점점 더 추워지고 있었다. 최다인의 일상은 차분하게 흘러갔고 일도 순조로웠으며 새로운 환경에도 서서히 익숙해졌다. 그녀는 여전히 주은찬과 일정한 거리를 철저히 유지했고 필요한 업무 연락은 오직 이메일로만 처리했다. 이날 오후, 그녀는 프로젝트 때문에 교외의 한 공급업체 공장을 직접 확인하러 갔다. 공장은 외진 산업 지대에 있었고 현장 점검을 마치고 나오니 이미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거리에는 사람도 드물었다. 최다인은 혼자 주차장으로 걸어가 차를 타고 시내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걷는 동안 그녀는 갓 도착한 업무 메일 몇 통을 내려다보느라 길모퉁이 어둠 속에 멈춰 있는 낡은 차 안에서 피가 서린 눈으로 자신을 응시하는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것 시선의 주인은 바로 홍시아였다. 그녀는 손에 남은 장신구 몇 개를 팔아 가장 싼 비행기표를 구했고 여러 번 경유하며 런던까지 따라왔다. 최다인의 정확한 주소는 몰랐지만 공개된 업무 정보와 SNS를 통해 그녀가 활동하는 지역을 대략 파악했다. 며칠 동안 홍시아는 유령처럼 그 주변을 배회했고 오늘 마침내 최다인이 혼자 나오는 순간을 포착했다. 최다인이 핸드폰만 바라보며 아무런 경계 없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자 홍시아는 주머니에 숨겨둔 물건을 꽉 쥐었다. 그것은 그녀가 중고시장에서 산 투박하지만 꽤 날카로운 과도였다. 며칠간의 정신적 붕괴와 집안 몰락의 충격으로 그녀의 이성은 이미 무너져 있었고 남은 건 함께 끝장내겠다는 광기뿐이었다. 최다인이 주차장 입구에 다다르려는 순간 홍시아는 차 문을 벌컥 열고 칼을 움켜쥔 채 그녀에게 돌진했다. “최다인 씨, 조심하세요!” 갑작스러운 남자의 외침이 뒤에서 터져 나왔다. 최다인은 온몸이 움찔하며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홍시아가 핏발 선 눈으로 칼을 들고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것이 보였다. 거리가 너무 가까웠던지라 완전히 피할 틈도 없었다. 그 순간 옆에서 누군가 빠르게 뛰어들어 홍시아를 힘껏 밀쳐냈다. “아악!” 챙크랑! 홍시아는 휘청이며 바닥에 넘어졌고 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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