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공현우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 최다인이 어디에서 일하는지를 알아냈다.
하지만 갑자기 그녀의 직장에 나타나 그녀에게 불편을 주는 것도 두려웠고 무엇보다 그녀에게 그저 무시당할까 봐 겁이 났다.
전화도 걸어보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번호는 차단되어 있었고 이메일을 보내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결국 그는 그녀의 아파트 근처 골목에서 몇 시간을 묵묵히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런던의 늦가을 바람은 뼛속까지 스며들 만큼 차가웠지만 그는 아무 느낌도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최다인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녀는 연한 모카색 코트에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고 서류 가방과 장을 본 봉투를 든 채 길 건너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얼굴빛도 좋아 보이고 걸음에도 힘이 느껴졌다. 그녀의 눈빛은 고요했고 그가 알던 예전의 부드러움 속에 어딘가 억압된 듯한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녀는 더 단단해져 있었고 그와 더 멀어져 있었다.
공현우는 가슴이 바늘로 찌르는 듯이 아릿하게 아파졌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용기를 내어 재빨리 그녀의 앞으로 걸어갔다.
“다인아.”
최다인의 발걸음이 순간 멈추었다. 이내 그를 본 순간 그녀의 얼굴이 단숨에 차갑게 굳어졌고 미간은 살짝 좁혀졌다. 눈빛에는 분명한 거리감과 피로감이 담겨 있었다.
그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예의가 가득 느껴졌고 얼음처럼 차갑기도 했다.
“공현우 대표님, 여긴 무슨 일이시죠?”
공현우는 목이 바짝 말라붙는 것 같았다.
“너랑... 얘기하고 싶어서 왔어. 여기 오기 전에 이미 구치소에서 홍시아 만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다 들었어.”
“정말 미안해. 모든 게 다 나 때문에 벌어진 거야... 내가 결국 너한테 상처를 주고 그런 위험에 빠지게 한 거야.”
최다인은 그의 말을 끊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사과는 들었어요. 그 얘기 하려고 온 거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어요. 그 일은 이미 끝났고 보다시피 난 멀쩡해요. 우리 사이에 더 나눌 얘기는 없다고 봐요.”
이 말을 마친 그녀는 그를 지나쳐가려고 했다.
“다인아!”
공현우가 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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