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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서나빈은 거실로 돌아왔다. 도우미가 이미 음식을 데우고 있었다. 윤시헌은 그녀가 산 옷가지를 전부 위층으로 들고 올라갔고, 서나빈은 꽃을 안고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그의 어깨는 넓고 허리는 잘록한 뒷모습을 보자 그녀의 얼굴에 열기가 훅 치밀었다. 솔직히 말해 윤시헌의 몸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복근도 완벽했다. 몇 개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쨌든 아주 많았다. 만졌을 때 감촉이 좋고, 매끈하고, 탄력이... 서나빈은 이마를 짚고, 그날 일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방에 돌아오니, 윤시헌은 그녀의 옷을 모조리 정리해 옷장에 넣어 두고 있었다. 속옷까지 말이다. 그건 나중에 서나빈이 서재에서 한 번도 꽃을 꽂아 본 적 없는 화병에 튤립을 꽂다가 그제야 생각났다. 새 속옷을 샀다는 것을... 그녀는 급히 드레스룸으로 뛰어갔지만, 그는 이미 전부 정리해 놓은 뒤였다. “배고파?” 윤시헌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조금요.” 그녀는 황급히 몸을 돌려 드레스룸을 나왔다. “끼니 거르는 습관은 좀 고쳐.” “네.” 서나빈은 슬며시 웃고는 1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 내려오니 도우미가 이미 반찬을 내어놓고 있었다. 서나빈은 주방으로 가 손을 씻었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정말 챙기시더라고요. 계속 밖에서 기다리셨어요. 이 반찬은 한 입도 안 드셨어요.” 도우미가 그녀의 귀에 살짝 속삭였다. 서나빈은 손을 닦으며 윤시헌 쪽을 보았다. 그는 한쪽에서 전화를 받으며 무심코 몇 걸음 오갔고, 마침 시선이 서나빈과 마주쳤다. 둘은 재빨리 시선을 거두었다. ... “오늘 우유 마셨어?” 윤시헌은 그녀에게 고기를 몇 점 집어 주었다. “마셨어요. 고마워요.” 너무 형식적이어서 전혀 부부 같지가 않다. 마치 게임에서 레벨업하려고 해야 하는 퀘스트를 수행하는 기분이었다. “오늘 밤에는 알람 끄고, 그렇게 일찍 안 일어나도 돼. 내일 밤 열 시 반쯤 나갈 거야.” “네?” 서나빈은 그 말의 뜻을 곰곰이 짚었다. “시헌 씨도 가요?” “일정 안 봤어?” 윤시헌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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