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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밤 11시, 서나빈은 스케치 원고 정리를 마쳤다. 그녀는 윤시헌을 힐끗 보더니 얼른 자야 부딪히는 일도 없겠다 싶었다. “저 먼저 잘게요.” 그런데 윤시헌이 노트북을 덥석 닫았다. “나도 다 끝났어.” 평소라면 이렇게 일찍 쉬는 일은 없었다. 서나빈은 화장실로 가며 별의별 상상을 했다. ‘오늘 밤부터 시작되는 건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결국 둘은 나란히 침대에 누웠다. 딸깍! 불이 꺼졌다. 어둠이 방을 덮었고, 그 어둠만큼이나 두려움이 서나빈을 감쌌다. 그녀는 몸을 옆으로 하고 침대 가장자리 쪽에 붙어 누웠고, 윤시헌은 평소 버릇대로 가운데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긴장 탓에 온몸에 땀이 배었다. 이불을 걷어차고 싶어도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다 갑자기 아랫배 쪽이 따뜻해졌다. 순식간에 몸이 뒤로 끌려가더니 뜨거운 품에 툭 안겼다. 그녀는 꿈쩍도 하지 못했다. 윤시헌이 덤벼들까 봐 겁났고, 입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가까우면 뭔가가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았으니까. 윤시헌도 움직이지 않았다. 자신을 제어하지 못할까 봐 그저 다가가면서도 멈춰 있었다. “저...” 서나빈의 목소리는 가늘고 긴장으로 떨렸다. 작은 손은 꽉 쥔 주먹이 되었고,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렸다. 그 한마디에 그녀의 두려움과 무력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윤시헌은 그녀의 팔을 따라 내려가 긴장으로 굳어 있는 작은 주먹을 찾았다. 그리고 그 주먹을 천천히 쓰다듬어 온기를 돌게 하고 긴장을 풀었다. “걱정하지 마. 안 건드릴게.” 말투는 극도로 신사적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늘 이런 태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나빈의 경계심이 조금 내려앉았다. 둘이 알고 지낸 건 채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가끔 일 얘기를 나누고 잠깐 스치듯 접촉할 때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낯선 사람처럼 거리를 두었고 마주쳐도 그냥 지나칠 때도 있었다. ... 그날 잠은 이상할 만큼 깊고 편안했다. 알람도 없이 열 시가 넘어 깼다. 눈을 비비며 뜨자 자신이 큰 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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