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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윤시헌은 긴 다리를 한 걸음 내디뎌 서나빈에게 다가왔다. 서나빈은 어색하게 한 걸음 물러섰지만, 곧 그의 따뜻한 손에 부드럽게 손목이 붙잡혔다. “한번 해 보자. 불편하면 언제든 멈출게.” ‘지금 이 친절함... 길바닥 양아치보다 더 치명적인데?’ 한참 침묵 끝에 서나빈이 겨우 짜낸 한마디는 이랬다. “좋... 아요...” 완강한 척만 했지만 정작 거절은 못 했다. ‘잠깐, 지금 눈을 감아야 하나? 조금만 더 기다릴까? 누가 나 좀 살려줘!’ 서나빈이 꿀꺽 침을 삼켰다. 숨이 막힐 듯했다. 커다란 손 하나가 그녀의 뺨을 포근히 덮었다. 그녀는 놀라서 그의 손을 꽉 쥐었다. “긴장하지 마. 편하게 해.” 윤시헌의 목소리는 전과 달리 놀랄 만큼 부드러웠다. 차갑던 기색은 어디에도 없었다. 서나빈은 크게 숨을 들이켰다가 내쉬었다. 그의 숨결이 점점 가까워졌다. 그가 눈을 감았다. 서나빈도 급히 눈을 감았다. 두 사람의 이마가 맞닿았다. 시작도 전에, 서나빈의 다리가 이미 풀렸다. 다른 한 손은 갈 곳을 잃고 그의 셔츠 앞자락을 움켜쥐었다. 그의 큰 손이 그녀의 뺨을 스치고, 귓가를 지나 목선으로 흘렀다.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사이로 파고들어 서서히 뒤통수를 감싸 들어 올렸다. 올려다보게 된 그녀에게 윤시헌이 몸을 기울였다. 뜨거운 입술이 맞닿았다. “읏...!” 온몸을 전기가 관통하는 듯 다리에 힘이 쭉 빠졌다. 그녀는 그의 옷깃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윤시헌이 허리를 감아 안아 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 부끄럽게 새어 나온 자신의 소리에 얼굴이 화끈거려, 그녀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하...” 윤시헌이 웃고 있었다. 입술을 다물어 겨우 참으려 했지만, 그의 웃음기는 지워지지 않았다. 큼직한 손이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팔은 더 단단히 그녀를 감쌌다. 언제부턴가 공기가 다시 고요해졌다. 3층 전체가 핀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듯했다. 뜨겁던 체온이 잠깐 물러나는가 싶더니, 곧 검은 그림자 같은 그의 몸이 다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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