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10분도 안 되어 윤시헌이 돌아왔다.
서나빈은 현관에서 그를 맞았다. 그의 얼굴은 바람과 눈발에 벌겋게 달아올랐고, 입김이 옅게 피어올랐다. 머리카락에는 눈물이 남아 있었고 검은 비닐봉지를 든 두 손은 약간 굳어 있었다.
그녀는 그의 머리카락에 맺힌 눈물을 툭툭 털고, 차가운 두 볼을 손으로 덮어 덥혔다. 이어 그의 손에서 봉지를 받아 한쪽에 내려놓고 큰손을 두 손으로 감싸 입김을 불어 넣었다.
“그렇게 급히 뛰어오면 어떡해요. 옷이라도 더 입고 나가지 그랬어요.”
키가 큰 편인 서나빈도 윤시헌의 앞에서는 까치발을 들어야 겨우 그의 턱에 닿을 듯했다.
윤시헌은 얼굴이 붉어져 일부러 몸을 낮춰 그녀의 동작에 맞춰 주었다. 그의 온몸이 금세 달아올랐고 체온도 한순간에 돌아왔다.
서나빈은 그의 뺨을 쓸어내리며 속눈썹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 주었다. 뜨거운 작은 손이 그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폈다.
윤시헌은 이런 무심한 유혹을 견디지 못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비켜 돌렸다.
“먼저 처리해.”
“네.”
윤시헌이 감기 걸릴까 봐, 서나빈은 자기 일을 마치자마자 윤시헌에게 다시 뜨거운 물로 샤워하라고 했다.
한밤을 우여곡절 끝에 보낸 둘은 드디어 한 침대에 누웠다.
두 사람은 두 손을 이불 밖에 가지런히 올린 채 반듯하게 누웠다. 얌전하고, 이상했다.
시차 때문일까? 두 사람은 눈을 크게 뜬 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날 열 시가 훌쩍 넘도록 내내 잠들어 있었다.
윤시헌은 여전히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자는 자세에서도 그 침착한 기질이 배어 나왔다. 다만 머리가 그녀 쪽으로 조금 기울었고, 턱이 그녀의 머리 위에 닿아 있었다.
서나빈은 여느 때처럼 그의 몸에 기대 팔로 가슴을 감싸안고, 작은 머리를 그의 목덜미에 파묻었다. 어느새 그의 큰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고 있었다.
그는 깨어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고, 그녀의 머리카락 냄새를 조용히 맡으며 가느다란 허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웅웅.
휴대폰이 진동했다.
서나빈은 꿈결에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몸을 돌리더니, 머리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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