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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서나빈은 아무에게나 쉽게 마음을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감성적인 편도 아니었다. 지형우가 배신했을 때도 그녀는 한 달을 스스로 달래고 나서야 그 일련의 보복을 실행했다. 그녀는 그만하면 충분히 이성적이었다고 믿었다. 그런데 번개 결혼만큼은 조금 성급했다. 고작 둘이 함께 잠을 잤고, 문짝이 떨어진 사건이 두 번 있었을 뿐인데, 그녀는 이 남자를 아무런 보류 없이 선택해 버렸다. 뼛속으로 스스로를 캐물었다. 과연 결혼이란 무엇일까? 똑 떨어지는 답은 없었지만 윤시헌은 그럴듯해 보였다. “무슨 생각해?” 욕실에서 나온 윤시헌은 실크 재질의 넉넉한 홈웨어를 걸쳤다.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방울이 맺혔고, 안경에는 엷은 김이 서려 그의 눈빛을 가렸다. 서나빈은 침대에 앉아 베개를 안고 멍하니 있었다. “저한테 물어볼 거 없어요?” “있어.” 윤시헌은 수건을 의자 등받이에 던졌는데 흔들림 없이 딱 걸렸다. “뭔데요?” “예단 4억 원, 너무 적지 않아?” “네?” 서나빈이 놀라 되물을 때쯤, 그는 벌써 그녀의 곁에 앉아 있었다. 긴 팔을 그녀 뒤편의 헤드보드에 걸치며 마치 품 안에 가두려는 듯했다. “오늘 어머니한테 카드 하나 맡겨 드렸어. 모자랄까 봐...” “잠깐만요...” 서나빈이 윤시헌의 말을 막았다. “그거 말고 다른 건 안 물어봐요?” ‘내 친구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 건가?’ 남자의 옆선은 서늘하고 분명했다. 산등성이 같은 콧날 위에 안경이 얹히고, 렌즈에는 방 안의 은근한 조명이 어렸다. 그는 차갑게 얇은 입술을 한 번 다물었다가 깊은 눈매로 그녀를 바라봤다. “있어.” 서나빈은 그의 거칠어진 호흡을 느꼈다. 짙은 남성의 온기가 그녀의 상큼한 샤워 향을 덮었다. “끝났어?” 윤시헌의 시선이 이불 아래로 미끄러졌다. “...” 고른 심장이 순식간에 어지러워졌다. 그녀는 대답 대신 천천히 이불 속으로 몸을 밀어 넣고 베개를 꼭 껴안았다. ‘이 인간이 일에 집중해야지! 여자한테 휘둘리지 말고!’ 하지만 이후 서나빈이 윤시헌의 낮은 신음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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