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치한아, 건드리지 마!”
서나빈은 품에 껴안은 가방을 꼭 안은 채, 흐릿한 눈으로 눈앞의 남자를 노려봤다.
“쓰읍...”
반우신은 한 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허리를 부여잡고 찌푸린 얼굴로 서 있었다. 감히 가까이 다가오지 못했다.
그때 윤시헌의 차가 길가에 멈췄다.
그가 달려와 술기운에 얼굴이 붉어진 서나빈을 내려다봤다. 서나빈은 두 팔을 벌려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시헌 씨...”
윤시헌이 잠깐 멈칫하더니 큰손으로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받쳐 부축했다.
“왜 그래?”
윤시헌은 그녀의 맨발을 보더니 곧장 번쩍 안아 올렸다.
“형 장가 잘 갔네.”
반우신이 서나빈을 가리키며 스치듯 생긴 팔과 옆구리의 까진 자국을 슬쩍 내보였다.
“형이 전화하길래 바로 달려 나왔지. 얘가 혼자 앉아 있길래 좋게 두 마디 물었더니, 내 어깨를 잡아 메치더라.”
“묻는 말에만 대답해.”
윤시헌이 툭 내뱉었다.
“...”
반우신이 꿀꺽 침을 삼켰다.
“저 사람 한 달에 400만 준다고, 자기를 만나 달라고 했어요...”
서나빈이 흐릿한 눈으로 반우신을 가리켰다.
윤시헌의 표정이 단번에 어두워졌다. 눈빛까지 깊게 가라앉았다.
“오해야, 형! 이 누명은 못 쓴다니까!”
반우신이 두 발짝이나 뒤로 물러섰다.
어릴 적 말 안 듣다 팔이 뽑힐 뻔한 소문이 골목에 파다했다. 그가 한 번 성질 나면 큰일이었다.
“누명은 안 씌워. 대신 당장 가서 알아봐. 10분 안에 결과 못 보여 주면 내일부터 휠체어 타게 될 줄 알아.”
“알았어!”
반우신은 발에 기름이라도 바른 듯 황급히 뛰어갔다.
윤시헌은 벤치 위 하이힐을 집어 들었다.
긴 손가락 두 개로 툭 걸어 올리고는 그녀 품의 가방까지 받아 들려 하자, 서나빈이 더 세게 끌어안았다.
“착하지, 놔. 내가 들어줄게.”
윤시헌이 낮게 달랬다.
“안 돼요. 이건 그 사람 거예요. 시헌 씨가 들면 안 돼요.”
‘그 사람? 누구?’
서나빈은 가방을 품에 꼭 끌어안고 그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익숙하고도 안심되는 그 향기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는 더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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