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화
오후.
서나빈은 거실에서 영화 보며 과자를 집어 먹고, 윤시헌은 그 옆에서 노트북을 펼쳐 일했다. 가끔 한두 마디 주고받았지만 대부분은 각자 조용히 자기 일을 했다.
저녁이 되자 윤시헌이 밥을 해 차려 주었고, 허겁지겁 비운 뒤 곧장 나갔다. 집에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
다음 날 아침, 서나빈은 연시훈의 초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날 밤 푹 자서 기분이 유난히 가벼웠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먹을 것을 찾다가 냉장고를 열고는 놀라 굳어 버렸다.
칸칸이 가지런한 작은 박스들이 줄 맞춰 있고, 위에는 친절하게 라벨까지 붙어 있었다.
‘아침’, ‘육류’, ‘양념’... 글씨체는 윤시헌의 것이었다.
‘설마 어제 내가 점심에 꾸벅 졸 때 이걸 다 준비한 걸까?’
‘아침’ 상자를 꺼내 보니, 안에는 또 칸막이가 있어 딤섬, 만두, 찐빵 등이 가지런히 들어 있었다.
“이 남자, 말없이 큰일을 하네.”
서나빈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만두를 꺼내 찜기에 올렸다.
웅웅.
심지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원 씨, 오늘도 탐정 모드예요? 또 무슨 일이에요?”
“잠깐 나와요. 문 앞이에요.”
“...?”
전화를 끊고 이 시간에 쉬고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왔나 싶어 불을 끄고 급히 밖으로 뛰어나갔다.
하얀 소형차 옆에 심지원이 짙은 다크서클을 달고 기대 서 있었다.
“마님, 전용 가마 가져왔습니다.”
심지원이 반쯤 쭈그려 우아하게 오른손을 내밀어 제스처를 했다. 그의 오른손 손가락에는 BMW 스마트키가 걸려 있었다.
서나빈은 멍하니 차를 한 바퀴 돌며 훑어봤다.
“이 차는...?”
“이게 앞으로 나빈 씨 전용 차예요.”
심지원이 키를 가볍게 던졌고, 서나빈은 허둥지둥 받아 조심스레 두 손으로 감쌌다.
‘이 급이면... 억대는 기본이겠는데!’
“저는 그냥 평범한 차 한 대 빌려 달라고만 했는데, 그 사람이...”
“이게 제일 평범한 거예요. 그것도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어젯밤 내내 고르고 골라 겨우 이걸로 설득했어요. 이거 봐요!”
심지원이 자신의 다크서클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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