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서나빈은 1층으로 내려왔다.
입구에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서 있었다.
심지원은 이미 구급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의료진이 조원혁의 지혈을 돕고 있었다.
하지만 만년필이 손바닥을 관통했기 때문에 병원으로 가서 수술로 빼내야만 했다.
1층 로비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구경꾼 같은 안내 직원 둘만 있었다.
“물티슈 있어요?”
서나빈은 침착하게 안내 데스크를 톡톡 두드렸다.
두 사람은 급히 서랍에서 한 봉지를 꺼냈다.
“감사합니다.”
서나빈은 인사 한마디 남기고 물티슈를 가져갔다.
서나빈은 뛰어가며 불렀다.
“윤시헌 씨.”
“!!”
회사에서 대표님을 본명으로 부르다니 구경거리가 점점 커져 갔다.
12월, 바깥 공기는 건조하고 차가웠다.
문 앞에 서 있는 윤시헌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의 외투를 들고 뛰어 내려오는 서나빈을 보자 안경 렌즈 너머 눈빛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다치셨어요?”
그녀는 그의 팔을 붙잡고 이리저리 살폈다.
윤시헌은 두 손을 살짝 펴서 한 바퀴 돌려 보이며 괜찮다는 걸 보여줬다.
그녀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 물티슈를 꺼내 그의 가슴 앞 핏자국을 닦아 줬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도 괜찮아?”
그는 옅게 웃었고, 그녀의 작은 손이 그의 복근을 닦는 것을 바라보며 목젖이 저절로 한번 움직였다.
“그럼 스스로 닦으세요.”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올려다봤다.
“네가 정해.”
서나빈은 진짜 두 대 쥐어박고 싶었다.
몸에 묻은 피는 많지 않아 금세 닦였지만 비릿한 냄새가 조금 남았다.
“옷 입으세요.”
“괜찮아, 몸이 더러워.”
윤시헌이 흰 셔츠를 흘깃 봤다.
“말 안 들을래요?”
“그게 아니라...”
“입을 거예요, 말 거예요?”
“...입을게.”
윤시헌은 말을 잘 들었다.
옆에 있던 심지원이 잠깐 멍하더니 피식 웃음을 참지 못했다.
윤시헌의 자세가 이렇게 낮아지는 건 처음 봤다.
‘강직한 사나이도 이렇게 쥐락펴락 당하네, 조련이 꽤 잘됐어.’
서나빈은 셔츠를 꺼내 입혀 주고 스스럼없이 단추까지 다 채워 준 뒤 마지막으로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