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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마침 그때 지형우와 유민정도 막 도착했다. 한진희가 급히 다가가 인사했다. “형우 씨, 왔어요.” “축하해요, 진희 씨.” “진희 씨.” 유민정이 손을 뻗어 한진희의 손을 잡았다. “앞으로도 많이 도와줘야 해요!” 유민정은 한진희의 아버지와 아는 사이였고, 지형우는 나중에 유민정이 그를 데리고 나가 놀 때에야 알게 됐다. 서나빈은 그제야 한진희를 한 번 본 적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하지만 예전에 그녀가 서나빈의 출신을 두고 떠드는 걸 듣고는, 그들의 모임에 다시는 참석하지 않았다. 뜻밖에도 오늘 윤시헌을 귀찮게 하는 여자가 바로 그녀였다. 윤시헌이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서나빈을 보고 그녀의 손을 꼭 눌렀다. 서나빈은 옅게 웃으며 괜찮다는 뜻을 전했다. “소개할게요, 이 사람은 윤시헌, 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친구예요. 지난번에 말했던 집안 식구들이 전부 의원이라는 그분. 옆에 계신 분은 서나빈 씨.” 한진희가 말했다. “우리 만난 적 있어.” 윤시헌의 차가운 못 같은 시선이 그들에게 떨어졌다. “안녕하세요.” 서나빈은 옅게 웃었고 얼굴에는 어떤 기복도 없었다. 유민정과 지형우는 동시에 움찔했다. 지형우는 바닥에 눌려 맞던 때를 어렴풋이 떠올렸고, 윤시헌의 목을 조르는 듯한 눈빛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그의 배경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했다. 유민정 또한 윤시헌이 최상위 재벌 외에 이런 백그라운드까지 있을 줄은 몰랐다. “하하, 그래요. 본 적 있죠.” 윤시헌의 앞에서 지형우는 다소 주눅 들어 보였다. “어? 두 분, 아는 사이예요?” 한진희가 놀랐다. 손님들이 줄줄이 들어오자 한진희는 응대하느라 바빠져 자리를 떴다. “지형우 씨.” 윤시헌이 고개를 약간 기울여 지형우를 바라봤다. ‘지형우 씨? 이 목소리, 이 말투...’ “네...” 지형우는 유민정의 손을 놓고, 두 주먹을 꽉 쥐어 서로 맞물리며 딱딱 소리를 냈다. 지형우는 병원에서 서나빈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어떤 남자가 받았던 일을 떠올렸다. 윤시헌이었다. 재가 되어도 잊지 못할 그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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